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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의대열풍 주목…“급여·안정성에 끌려 반도체마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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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무더기로 제출하는 등 국내 의료계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신도 한국의 의대 진학 열풍 등에 주목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상위권 학생들은 반도체보다 의대에 투자한다’는 제하 기사에서 학생들이 취업이 확실시되는 공대보다 의대에 가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려는 정부의 계획으로 더 많은 상위권 학생이 반도체 엔지니어가 되는 확실한 진로보다는 의사가 되기 위한 시험 준비 과정에 등록하고 있다”며 “의대 지원자 중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에 취업이 보장되는 최상위권 공대 입학을 거절하고 의사의 더 높은 직업 안정성과 급여에 끌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학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의대 증원에 따른 입시 판도 분석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서울대 홈페이지 등을 인용해 올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정시 합격자 중 26%가 미등록했지만, 서울대 의대 합격자 중에서는 등록하지 않은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대학입시 학원 대표의 견해를 빌려 의대나 공대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삶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의대를 선호하고 있으며 정부의 반도체 산업육성정책도 그런 여론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의대정원이 2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한국의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에서 의대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이들이 실태를 주장할 때 제시되는 주요 자료다.

19일 오후 대전 충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면서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서는 ‘의료대란’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는 대전성모병원과 대전을지대병원에 이어 충남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에서 이날 정오부터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있다. /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2021년 기준 한국의 개원 의사의 연평균 총소득이 일반 근로자의 6.8 배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으며 퇴직연령도 없다고 주목했다.외신은 이날 전공의들이 무더기로 사표를 내자 보건복지부가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는 등 정부와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대립도 전했다.

AFP통신은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한국은 선진국 중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적은 국가 중 한 곳”이라며 “정부는 부분적으로는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의사 수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들은 이 계획에 대해 서비스 공급의 질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의사들이 자신들의 급여와 사회적 지위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AFP는 “한국 의료법은 필수 근로자로 분류되는 의사들은 집단으로 업무를 중단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고 부연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에서 큰 병원 중 한 곳인 연세 세브란스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주시하며 수도권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무더기로 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한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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