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김예지 “총선 앞 혐오·차별조장 표현 등 정치인 막말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김예지 비상대책위원은 19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혐오 표현,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과 잘못된 비유 등 일부 정치인들의 막말이 또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면서 “절제된 언어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증오와 배제의 언어를 몰아내는 것은 정치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막말과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들은 강성 지지층 입맛에 맞기 때문에 그분들을 선동하는 도구는 될 수 있고 기사에는 나올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군가에는 굉장한 상처로 남을 수 있고 공동체 분열을 조장하는 도구가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했던 발언을 상기시키며 “당시 모욕적 발언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우려를 높였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당도 모 후보가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을 해서 국민의 우려와 실망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총선 때 ‘세월호 막말’ 파문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 사례를 겨냥한 것이다.
이어 김 비대위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김경율·구자룡 비대위원에게 ‘제가 올바르지 못하고 차별적인 표현을 하면 바로잡아 달라’며 즉석 퀴즈를 냈다.
김 비대위원은 먼저 한 위원장에게 “‘장애를 앓고 있다’가 맞을까요, ‘장애가 있다’가 맞을까요”라고 물었고, 한 위원장이 “장애가 있다”라고 답하자 “역시 정답을 잘 맞혔다”고 칭찬을 건넸다.
다음으로 윤 원내대표에게는 “외눈박이 같은 견해”를 다른 말로 고쳐 달라고 문제를 냈고, 윤 원내대표가 잠시 머뭇거려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윤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이) 약간 팁을 줬다”면서 “편협한 견해”라고 정답을 맞혔다.
김 비대위원은 회계사인 김 비대위원에게는 “눈먼 돈”, 구 비대위원에게는 “절름발이 행정”을 각각 바로잡아 달라고 문제를 냈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의심스러운 돈”, “불균형 행정”이라고 정답을 제시했다.
김 비대위원은 “혹시라도 이런 은유를 사용하고자 할 때 본인의 이름을 넣어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써도 되지만, 기분이 껄끄럽다면 절대 쓰면 안 된다”면서 “국민의힘은 자기 진영에 안주하면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함몰된 정치,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막말 마케팅을 하는 정치와 맞서 싸우겠다”고 발언을 마쳤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정말 뜨거운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뜨거우면 말이 좀 더 세지는데,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하자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저도 김 의원님 말씀을 항상 마음에 두고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