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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의 한파를 겪었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올 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본격적인 실적 반등도 예상된다.
18일 관세청의 올 1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를 포함하는 플래시메모리의 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35% 늘어난 8억 5756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별 수출액으로 따져도 역대 최대 규모다.
단순히 수출 물량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수출 가격 역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플래시메모리의 톤당 수출 금액은 1월 1352만 6000달러로 메모리반도체 호황 사이클의 끝물이었던 2022년 8월(1577만 8000달러) 이후 가장 높은 단위 가격을 기록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내에서 각종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메모리 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세계 굴지의 메모리반도체 회사들의 주력 제품이다. 낸드는 메모리 제품 특성상 IT 시장 업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금리·물가 인상으로 IT 업계의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낸드 업계에도 빙하기가 찾아왔다. 특히 낸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응용처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D램에 비해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D램은 나아지고 있는데 낸드 쪽은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낸드 수요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온디바이스 AI, 고성능 IT 제품 중심으로 올해 들어 가파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낸드 수출의 85%는 중국이 차지했는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현지에서 스마트폰·노트북 PC 등 각종 IT 기기 조립을 위한 대량의 낸드 주문이 이어지며 가격과 물량 모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1월 회사 실적 발표회에서 “고객 수요 개선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평균 판매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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