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일주일여 지났지만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전년 대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이 지난 후 정부 할인 지원이 축소되거나 종료되면서 가격이 일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과일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16일 기준 사과 상품 10개 가격은 2만9715원으로 1년 전(2만3069원)보다 28.8% 오른 상황이다. 1개월 전(2만6399원)보다 12.6%, 설 연휴 직전인 지난 8일(2만5243원)보다 17.7% 올랐다.
배 10개 가격은 3만8462원으로 1개월 전(3만1910원)보다 20.5%, 1년 전(3만96원)보다 27.8% 올랐다. 지난 8일(3만1739원)보다는 21.1% 가격이 상승했다.
설 연휴 전보다 사과와 배 가격이 오른 것은 할인지원률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설 명절은 앞두고 사과와 배 할인지원을 30%까지 올린 뒤 연휴 직후에는 20%로 줄였다. 이는 설 연휴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과일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이후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 지원과 비정형과·소형과 공급 등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딸기와 참외 등 국내산 대체 품목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생육관리와 출하지원을 추진하고 주요 과실의 생산 안정을 위한 민관합동 ‘생육관리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사과와 배를 제외한 여타 농산물 가격도 여전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감귤 10개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5701원으로 전년 대비 62.8% 폭등했다. 단감 10개 가격도 2만2138원으로 1년 전보다 62.8%, 토마토·방울토마토 가격은 1kg에 8278원·1만3954원으로 각각 36.5%·29.3% 올랐다. 딸기 가격도 100g에 1880원으로 1년 전보다 21.5% 오른 상황이다.
또 시금치 100g 가격은 1176원으로 1년 전보다 39.2%, 애호박 1개 가격은 2883원으로 21.75% 올랐다. 대파는 1kg에 4585원으로 전년 대비 36.8%, 쪽파도 1kg에 1만220원으로 47.8% 급등했다. 열무 1kg은 4869원으로 한 달 전보다 가격이 42.0% 하락했지만 1년 전 보다는 23.2% 오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설 전후 등 수요가 늘어나는 경우에는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짧게 이어지는 만큼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체감도가 높기는 하지만 농식품 물가 상승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생산자의 소득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농산물 물가 대책의 품목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상효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할인지원에 구입 비중이 낮은 품목도 대거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격 점검을 통해 품목을 전략적으로 선정하고 해당 물품에 대한 공급과 가격지원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농식품 물가가 변동했을 때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농산물 물가대책은 지원대상의 관점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요구될 것”이라며 “곡물·채소에 대한 지출 비중이 높은 경향 등 저소득계층의 소비패턴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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