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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술 부재는 손흥민-이강인 불화 때문이야” 끝까지 ‘추악’했던 클린스만…선수단 관리는 감독의 책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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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대표팀 손흥민./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위르겐 클린스만은 끝까지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를 핑계로 들었다. 그러나 선수단 관리도 감독의 책임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10시부터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하루 전 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정몽규 회장은 다음날 임원진을 소집해 마무리 회의를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정서가 국민들에게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브리핑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27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후 약 1년 만에 한국과 이별을 하게 됐다. 그동안 논란을 일으켰던 전술적인 능력 결여, 외유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모습으로 비판을 받으며 경질됐다.

‘클린스만호’는 시작부터 어긋났다. 부임 직후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6월 평가전에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았던 페루와 엘살바도르와 경기에서도 1무 1패로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자신이 자처한 기자회견에서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어떠한 축구를 하길 원하느냐”라고 비상식적인 반문을 내놨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취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틈만 나면 미국으로 날아가 자신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했다. 심지어 클린스만의 요청으로 축구협회는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까지 폐지했다. 이렇게 클린스만 자신의 입맛에 모든 것을 맞춰주기를 바랬다.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클린스만호’가 무너진 결정적인 계기였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초호화’ 멤버를 갖고 매 경기 졸전을 거듭했고, 결국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패배해 탈락했다.

위르겐 클린스만./게티이미지코리아

태도도 문제가 됐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두고 ”골이 많이 터져 재밌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요르단과 4강전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울고 있을 때 박수를 치며 ’허허실실’ 웃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도 클린스만은 ”나는 한국을 감독하는 것이 즐겁다. 우리는 13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좋은 대회를 치렀다. 월드컵 예선을 위해 다시 시작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지난 10일 클린스만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몰래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졌다.

대회 도중에는 선수단 관리에도 문제가 생겼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대표팀 주장이었던 손흥민과 막내급이었던 이강인이 충돌했다.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은 탁구를 치기 위해 식사를 서두르고 있었다. 손흥민은 식사 자리에서 유대감을 형성하지 않는 선수들에 대해 불만을 가졌고 이강인과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이 더욱 나빠지자 축구협회는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 제5차 임원회의’를 개최했고, 15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때 클린스만은 재택근무로 인해 화상회의로 참석했고, 전술 부재를 지적하자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 때문이라며 패인을 선수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다. 선수단 관리 및 운영 능력도 감독 책임이라는 것을. 선수단도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언쟁과 다툼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바로 지도자의 책임이다. 

필자 역시 1년 동안 초등학교 코치, 2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코치를 해봤기 때문에 선수들을 통제해본 경험이 있다. 선수들이 다툰 것을 목격한 경우도 많았다. 불화를 경기장에서 나오지 않도록 통제해야 했다. 만약 선수들의 싸움이 경기장에 드러난다면 지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클린스만은 어땠는가. 끝까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선수들이 불화를 겪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니다. 클린스만은 끝까지 추악했고,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자, 감독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어쩌면 선수로서 레전드였던 그가 감독으로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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