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연예인들이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 언급한 이유로 악플 테러를 받았다. 이번 논란은 단순 ‘일각의 불편함’을 너머 정치권 이슈로 번지는 모양새다.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이뤄지는 무분별한 비난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1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가수 나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나얼이 올린 한 SNS 게시물 때문이다. 나얼은 최근 자신의 SNS에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낡은 성경 사진을 게재했다.
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라는 성경 구절을 올렸다.
이외 별다른 문구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건국전쟁’ 관람 후 인증하기 위해 이 같은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얼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나얼 2찍(보수 지지자) 인증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 “교회가 참 문제다” “정이 뚝 떨어진다는 게 이런 거다” “저 종교에 과하게 심취한 사람들은 거리를 두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겉만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는 나라”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건국전쟁’은 이승만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정치 이념 해석 차이로 여권 및 보수진영 정치인과 지지를, 반대 진영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영화는 손익분기점인 12억원(관객수 6만명)을 훨씬 뛰어넘고 지난 13일까지 37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이례적인 흥행을 달리고 있다.
가수 강원래 역시 건국전쟁과 관련해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다. 그는 최근 ‘건국전쟁’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방문했다. 다만,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상영관 시설로 인해 영화를 보지 못 했다.
강원래는 당시 영화관 직원에게 ‘(휠체어를) 들어주면 안 되냐’고 물었고, 직원은 ‘(계단이라) 위험하다’면서 해당 상영관에서는 휠체어를 탄 채 영화를 볼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은 강원래에게 ‘(휠체어에서) 잠깐 일어설 수 있냐’고 물어봤고, 강원래는 ‘일어설 수 없다’는 답변을 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알려졌다.
강원래는 이에 “아쉽다. 생각해보니 전체 취소를 하고 다른 극장에 가면 되는데 왜 나만 취소했을까 후회된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강원래가 ‘건국전쟁’을 보러 갔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을 달았다. 특히 “‘건국전쟁’ 관람 인증한다고 무슨 도움된다고” 등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넘어 “본인 불찰이 먼저” “들어달라 요청하는 것은 장애인 갑질”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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