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들이 4분기 실적을 잠정 공시하면서 작년 실적 성적표가 드러났다. 영업이익이 공개된 22개사 중에서 절반인 11개사는 적자를 봤으며 3개사는 전년 대비 반토막 이상 줄었다.
‘적자만 면하면 다행’이라는 분위기 속에서도 넥슨, 그라비티, 네오위즈, 넥슨게임즈, 넵튠 등 5개사는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신작 흥행과 기존 게임의 지역 확대, 기업 합병 등으로 각각 성장을 꾀했다.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작을 배출하기 위해 IP(지식재산권) 확보 및 강화로 팬덤을 구축하고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을 공통적으로 보였다. 지난해 실적과 함께 올해 게임사들이 선보일 신작을 정리해봤다.
넥슨은 지난해 라이브 게임 성장과 신작 흥행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9.7% 늘어 4조원에 육박했고, 영업이익은 29.9% 확대돼 1조 25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2%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북미 및 유럽, 동남아 등 기타지역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북미 및 유럽 지역 매출액은 25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메이플스토리’에 신작 PC·콘솔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지난 12월 선보인 ‘더 파이널스’의 이연된 성과까지 더해지면 올해 1분기 지역 매출액은 최대 2배 늘어난 1000억 원대 매출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엠바크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더 파이널스’는 역동성과 전략성을 지향하는 1인칭 팀 대전 슈팅게임이다. 자유로운 폭파 매커니즘으로 다양한 슈팅 액션을 경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한국 지역 매출 비중은 60%, 중국 지역은 24%로 집계됐다. 1분기에 국내 ‘메이플스토리’와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액 감소를 예상하면서 상대적으로 북미 및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넥슨게임즈도 나란히 성장세를 보였다. 기존 서비스 중인 온라인 FPS 게임 ‘서든어택’과 ‘히트2’ ‘블루아카이브’ 등 모바일 게임들의 성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46% 늘고,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상승했다. 올해는 3인칭 슈팅 전투와 RPG가 결합된 루트슈터류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여름 중 출시한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 외에도 잠입 생존 게임 ‘낙원’,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통해 준비하고 있으며 인기 IP 신작인 ‘마비노기 모바일’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도 공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기존 게임 감소세에 더해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역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6.4% 감소했으나 3분기 신작 공세로 적자 폭은 줄였다.
지난해에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7월 26일 출시한 데 이어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을 8월 9일 선보였고,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9월 6일 출시한 바 있다.
넷마블은 IP 신작을 다수 지역에 동시 출시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액 비중은 83%로 나타났다.
올해 첫 작은 4월부터 선보임에 따라 본격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도 2~3분기에 확인할 수 있겠다. 동명의 드라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비롯해 4종 게임을 상반기 출시작으로 내세웠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도 4월 출시를 예고했으며 지난 2015년 3월 출시돼 같은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한 ‘레이븐’ 후속작 ‘레이븐2’, 주인공 아서의 전투를 언리얼엔진5로 구현한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를 월별로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펍지: 배틀그라운드’ IP로 선방했다. 매출은 3.1% 증가한 1조 9106억 원, 영업이익 2.2% 상승한 768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0%로 22개사 중 가장 높았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버전인 ‘BGMI’ 서비스가 재개되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수준(-0.6%)인 1조 2448억 원을 기록했다. 콘솔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6.5% 감소한 557억 원, 기타 매출도 18.6% 줄어든 262억 원으로 집계됐으나, PC 게임 매출(5839억 원)이 25.6% 증가하면서 하락세를 메우고 성장세를 이끌었다.
크래프톤은 중장기 전략으로 ‘배틀그라운드’ IP의 프랜차이즈화, 인도 시장 퍼블리싱 확대, 딥러닝 분야 투자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 및 스튜디오 투자 등으로 확보한 라인업을 다수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가장 먼저 출시될 예정이며 ‘인조이’와 ‘프로젝트 블랙버짓’은 연내 앞서해보기 방식으로 공개한다.
‘리니지’ IP를 내세운 엔씨소프트의 성적표는 저조했다. 매출 성장을 이끌어 온 모바일 게임이 부진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1조 200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한다. PC 게임 매출액은 6% 감소한 3651억 원이다.
지난해 12월 7일 PC MMORPG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를 출시했다. 패스형 상품, 능력치 없는 치장용 상품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피로도를 낮췄으나 콘텐츠 난이도, 조작 편의성, PvE 콘텐츠 도입에 따른 밸런스 문제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 최적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아마존게임즈에서 연내 서비스를 진행한다.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난투형 대전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를 개발 중이다. ‘배틀크러쉬’는 최대 30명의 이용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는 지형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 목표인 대전 액션 게임이다. ‘프로젝트 BSS’는 ‘블레이드 & 소울’ 3년 전 이야기를 재해석한 수집형 RPG로, 주인공 ‘유설’의 여정을 따라 5인 영웅으로 나만의 덱을 조합해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출시에도 전체 매출은 10.8% 하락했으며 기타 부문 적자로 영업이익이 57.7%를 줄어들었다. 다만 연 매출 1조원 수성했다.
지난해에는 1월 ‘에버소울’, 3월 ‘아키에이지 워’ 7월 ‘아레스 :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순차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666억 원을 기록했다.
PC 게임 매출액은 5.7% 감소한 5억 원, 골프 등 카카오VX에서 발생한 기타 매출액은 13.5% 줄어든 3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게임의 지역을 확대하고, 신작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MMORPG ‘롬(ROM: Remember Of Majesty)’은 2월 27일 10개국 출시가 확정됐다. 모바일 RPG ‘가디스 오더’는 비공개 테스트와 글로벌 소프트론칭으로 검증한 후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로그라이크 캐주얼 게임 ‘프로젝트V’는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그라비티, 네오위즈, 넵튠은 호실적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모바일 게임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 매출이 성장세를 이끌었으며 지난해 1월 국내 론칭한 ‘라그나로크X : 넥스트 제네레이션’ 매출도 기여했다. 이에 지난해 분기별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91.6%를 차지한 바 있다.
나아가 성장 먹거리를 PC, 콘솔 게임에서 찾을 예정이다. 올해 시뮬레이션 게임 ‘사이코데믹~특수 수사 사건부 X-File~’은 5월 30일 출시할 예정이며 ‘카미바코(KAMiBAKO -Mythology of Cube-)’는 상반기 내 글로벌 지역에 선보일 계획이다.
네오위즈는 플랫폼 다변화에 성공한 모습이다. 전체 매출 중 PC·콘솔 게임 매출액이 47%를 차지했고, 모바일 게임 매출은 42%의 비중을 보였다. 광고 수익과 임대 수익 기타 매출은 11%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P의 거짓’ 성과와 11월 출시된 ‘산나비’ 성과가 반영되면서 PC·콘솔 게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5.1% 증가했다. 신작 게임 ‘브라운더스트2’ 성과를 더해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액은 21.9% 증가한 1547억 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신작 모멘텀은 모바일에 쏠려있다. ‘고양이와 스프’는 지난 2월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아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하며, 지난 1월 일본에 모바일 게임 ‘금색의 갓슈벨!! 영원한 인연의 친구들’도 출시했다. 캐나다 소설 ‘빨간 머리 앤’을 재해석한 모바일 3매치 퍼즐게임 ‘오 마이 앤’은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이며 ‘고양이와 스프’ IP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 2종과 자회사 파우게임즈가 모바일 수집형 RPG로 개발 중인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넵튠은 투자와 합병으로 덩치를 키웠다.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과 함께 상장 후 첫 흑자를 봤다.
먼저 3월 엔플라이스튜디오를 흡수합병하면서 ‘무한의계단’이 게임 라인업으로 추가됐고, 자회사 게임인 ‘고양이스낵바’와 ‘우르르용병단’을 더해 게임매출만 전년 대비 213% 증가한 812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2022년 11월 합병한 광고플랫폼 부문에서 185억원 매출이 더해졌다.
올초에는 개발사 이케이게임즈를 인수, 자회사로 편입시켰으며 이케이게임즈를 통해 모바일 방치형 RPG ‘999위 용사’를 출시했다. ‘고양이스낵바’를 선보인 트리플라는 모바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고양이 나무꾼’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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