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대중을 압도하는 힘을 가진 배우의 매력을 분석합니다. 마음을 훔치는 심(心)스틸러로 거듭난 배우를 조명합니다. 대중을 사로잡은 스타의 이야기입니다.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는 극강의 빌런이다. 비열함은 기본이요, 냉철한 눈빛과 교묘하게 빨려 드는 연기는 덤이다. 배우 이희준을 만나 탄생한 악당들은 하나같이 끝을 모르고 숨을 조인다.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살인자ㅇ난감’이 연일 화제다. 공개 3일 만에 3,1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하는 것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을 포함한 총 1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글로벌 인기까지 누리고 있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이 의기투합해 쫓고 쫓기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세 남자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송촌’을 분한 이희준의 활약은 후반부를 책임진다. 이희준이 연기한 ‘송촌’은 전직 형사로, 사회에서 악행을 저지른 이들을 살인으로 단죄하는 그릇된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등장만으로도 위압감을 드러내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안겼다.
이희준은 이번 작품에서 형사였던 젊은 시절의 ‘송촌’과 60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송촌’까지 두 연령대의 캐릭터를 완성도 높게 소화했다.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인터뷰에서 “송촌 섭외가 가장 어려웠다. 어색하지 않게 60대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문득 이희준 배우가 떠올랐다. 어떤 역이든 해낼 수 있는 배우였다”고 캐스팅 일화를 밝힌 바 있다. 이창희 감독의 믿음처럼 이희준은 원작 웹툰에서 강렬한 공포를 선사하는 인물로 표현된 ‘송촌’의 존재감을 그대로 옮겨냈으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주역으로 활약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전작 ‘황야’에서는 또 다른 빌런으로 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서 이희준은 삐뚤어진 부성애를 가진 의사 ‘양기수’ 역을 맡았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극중 이희준이 연기한 ‘양기수’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의사로 죽은 딸을 되살리기 위해 희생을 불사하는 연구를 자행하는 인물이다. 의뭉스러운 분위기에 광기어린 비주얼, 오직 자신이 세운 목적만을 위해 달려가는 빌런으로 분한 이희준은 전에 없는 차원의 악당이라는 평을 받았다.
두 작품에서 잇따라 악인을 연기한 이희준은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였다. 앞서 ‘남산의 부장들’에서 탐욕에 사로잡힌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극악무도의 경지에 달한 캐릭터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희준표 빌런은 수가 읽히지 않는, 어떤 선택을 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게 특징이다. 극의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이유 또한 그의 연기가 큰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한편, 이희준이 활약한 ‘황야’, ‘살인자ㅇ난감’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차기작으로 선택한 연극 ‘그때도 오늘’은 오는 3월 15일부터 상연된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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