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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안 팔린다, 매출 부진에 ‘독점작 출시’ 고집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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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소니가 사업 전략 재검토에 나선다. 소니 기기 구매를 늘리기 위해 일명 ‘독점작(first party game)’ 전략을 펼쳤는데도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 판매량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소니는 콘솔 단일 플랫폼 사업 정책에서 PC와 모바일 등 다중 플랫폼 정책으로 전환을 시사했다.

토토키 히로키(十時裕樹) 소니그룹 주식회사 COO 겸 CFO 대표이사 사장. <소니그룹 주식회사>

소니와 함께 콘솔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Xbox) 사업부도 다중 플랫폼으로 정책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각) 토토키 히로키 소니그룹 주식회사 COO(최고운영책임자) 겸 CFO(최고재무책임자) 대표이사 사장은 4분기 실적 발표 파이낸셜 콜을 통해 “실적을 위해 공격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독점작 전략이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으로 많은 사람들을 유치하며 공헌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보유한 그 강력한 독점작을 콘솔뿐만 아니라 컴퓨터 등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에 출시하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점작 정책’이란 주요 게임을 다른 콘솔이나 PC와 모바일 등 플랫폼에 출시하지 않거나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자사 콘솔에 유입되는 유저를 확보해 매출을 보장하는 전략이다.

이에 실제로 많은 게이머들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즐기기 위해 고가의 기기를 구입하고 있다. 15일 기준 플레이스테이션5 공식 출고가는 68만8천 원이다.

팬층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독점작 정책을 고수했던 소니가 이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사업 전략 측면에서 큰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8일 출시된 ‘헬다이버 2’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동시 발매됐다.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유지되던 ‘갓오브워’ 시리즈, ‘라스트오브어스’, ‘호라이즌 제로던’도 PC판으로 재출시됐다.

14일(현지시각) 파이낸셜 콜에서 소니그룹의 향후 게임사업 운영 방침을 발표하는 히로키 토토키 사장. <소니그룹 주식회사>

소니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23년 2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플레이스테이션5 판매 목표치를 기존 2500만 대에서 2100만대로 낮춰잡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누적 164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게임 부문 연간 매출 목표치로 기존 4조3600억 엔(약 38조7189억 원)에서 4조1500억 엔(약 36조8540억 원)으로 낮췄다. 악화된 게임 사업 부문 경영실적이 반영됐다.

지난해 4분기 소니 매출은 이전 해 같은 기간 대비 20% 늘었으나 순이익은 26% 감소했다.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2~4분기 동안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0% 늘고 순이익은 9.6% 감소했다.

토토키 사장은 “독점작과 콘솔기기 판매 부진이 게임 사업부문 경영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니는 향후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산하 스튜디오 개발 게임들을 PC와 모바일에 동시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콘솔 독점을 포기하는 결정은 단기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5 판매량에 더욱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기존 플레이스테이션 고객층 가운데 플레이스테이션 자체에 매력을 느낀 팬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독점작을 즐기기 위해 구매한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소니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산하 스튜디오들의 게임 경쟁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이번에 멀티 플랫폼 전환을 추진하는 데에는 게임 사업 전략에 대한 토토키 사장의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987년 소니 주식회사에 입사한 이래 토토키 사장은 소니그룹 산하 모바일 게임 등 게임 부문에서만 17년 간 임원 경력을 쌓았다.

토토키 사장은 올해 3월부터는 플레이스테이션 및 게임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 CEO(최고경영자)도 겸임한다.

플레이스테이션 5.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소니와 마찬가지로 콘솔 판매 부진 등 실적 악화를 겪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사업부도 소니와 비슷하게 게임을 다중 플랫폼에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 버지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엑스박스는 자사 독점작들을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드 스위치, 모바일 등에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사실상 독점작 전략을 포기하는 셈이다.

엑스박스가 독점하고 있는 게임 가운데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칭 슈팅 게임(FPS) ‘헤일로’ 등이 있다. 헤일로는 큰 인기에 힘입어 2022년 3월에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필 스펜서 엑스박스 사업부 대표는 15일(현지시각) 팟캐스트를 통해 다중 플랫폼 전략에 대한 계획을 자세하게 언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엑스박스가 독점작을 포기하면 콘솔 사업부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루머에 스펜서 대표는 내부 이메일을 통해 “엑스박스 사업부가 콘솔 사업을 그만두는 일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엑스박스 사업부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함께 묶여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사업부문은 지난해 12월 직원 2만2천 명 가운데 1900명을 해고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스펜서 대표는 “지속가능한 비용 구조를 만드는 것에 전념한 결과”라고 말했다. 사실상 인건비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시인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진행한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엑스박스 사업부 매출은 49% 증가했으나 이 가운데 44%포인트는 지난해 4분기 인수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서 나왔다. 영업이익은 20억 달러(약 2조6680억 원) 내외로 집계됐다. 손영호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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