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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Biz] ‘중국판 당근마켓’ 셴위, 알리바바에 활력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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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사옥 사진AP·연합뉴스
알리바바 사옥 [사진=AP·연합뉴스]

# 리씨(25)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춘제(春節·설)에도 펫시터(반려동물 돌보미)로 일할 계획이다. 지난해 건강보험비를 벌기 위해 고향에 가지 않고 베이징에 남아 펫시터 아르바이트를 했던 리씨는 하루에 최대 26건을 뛰며 춘제 연휴에만 약 1만 위안(약 184만원)을 벌었다. 목표로 했던 7000위안을 훌쩍 넘긴 액수다.

17일까지 이어지는 춘제 연휴에 앞서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소개된 한 중국 청년의 이야기다. 법학을 전공한 리씨는 지난해 춘제 연휴 때 펫시터 아르바이트로 짭짤한 수입을 올린 것을 계기로 2개월 만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예 전업 펫시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재 리씨는 펫시터 외에도 ‘고객’을 대신해 관리비를 내주고, 배터리를 교체해 주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셴위(閑魚)를 통해서다.

셴위는 발음이 같은 ‘셴위(閑余·여가와 잉여 물자의 합성어)’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필요한 만큼 쓰고 남는 시간과 물건,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셴위는 자사의 정체성을 단순히 잉여 자원을 교환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생활방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라고 정의한다. 중국 포털 백과사전 바이두바이커(百度百科)는 “이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공유하는 건 물건일 수도 있고, 개인의 시간 혹은 재능·취미·경험일 수도 있고, 심지어는 공간일 수도 있다. 낭비가 소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셴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중국판 당근마켓이다. 
 

불황 속 젊은이들 사로잡은 셴위

경기 둔화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중국 젊은 층 사이에 ‘중고 거래’ ‘N잡러(한 개 이상 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올해로 데뷔 10년 차에 접어든 셴위의 인기도 한층 더 뜨거워졌다. 전자상거래 데이터 분석 플랫폼 뎬수바오(電數寶)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중고품 전자상거래 규모는 480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셴위 이용자는 5억명(지난해 5월 기준)을 돌파했다. 

특히 셴위 이용자 5억명 중 95허우(九五後·1995년 이후 출생자)가 43%, 00허우(零零後·2000년 이후 출생자)가 22%를 차지한다. 다른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20·30대에서 셴위 선호도는 월등히 높다. 알리바바의 거대한 생태계도 셴위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셴위 계정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淘寶), 결제 시스템 즈푸바오(支付寶) 계정과 연동돼 타오바오 ‘구매 목록’에서 되팔고 싶은 상품을 클릭하기만 하면 셴위에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다. 물건 값은 즈푸바오를 통해 받으면 된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우융밍(吳泳銘)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셴위를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 1688, 기업용 메신저 딩딩(釘釘), 검색엔진 쿼크(Quark)와 함께 전략 사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미래 먹거리로서 셴위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웨이신 등 활용해 이용자 확보 총력
알리바바
항저우 궁수구에 있는 셴위 오프라인 매장 내부. [사진=시엔위 웨이신]

이후 올해 들어 셴위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28일에는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 궁수(拱墅)구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셴위의 오프라인 매장은 위탁 판매 형식으로 운영되는데, 판매자가 중고 물품을 직접 셴위 오프라인 매장에 제공하면 셴위가 가격을 책정하고, 가격에 대한 판매자 동의를 얻어 물품을 매장에 진열한다. 최종적으로 판매가 되면 수익은 판매자에게 돌아가고, 판매가 되지 않으면 판매자가 다시 물품을 수거해가거나 지역 커뮤니티에 기부할 수 있다. 펫시터를 포함한 구인·구직 등 서비스도 매장 게시판에 무료로 게재해준다. 

셴위가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인 건 이용자 신뢰도 구축을 위해서다. 최근 중국 중고 거래 시장에서 가품, 불량품, 허위거래 등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중고 거래를 할 때 물건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셴위 외에도 여러 중고 거래 플랫폼이 신뢰도 향상 차원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환경이 생소한 중장년층을 공략한다는 의미도 있다. 셴위 측은 “중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구매 희망자의 문의 사항을 계속 확인하고 회신해야 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판매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번거로움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셴위는 비슷한 시기에 웨이신샤오청쉬(微信小程序·위챗미니프로그램)에도 입점했다. 웨이신샤오청쉬는 별도로 앱을 설치하거나 계정을 만들 필요 없이 웨이신에서 사용을 원하는 앱을 검색해 바로 구동할 수 있는 서비스다. 즉 웨이신 계정만 있으면 셴위를 통해 거래하고, 웨이신즈푸(위챗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앞서 2021년 셴위는 웨이신샤오청쉬 입점을 신청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2년여 만에 입점에 성공한 만큼 그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가장 큰 장점은 웨이신 커뮤니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웨이신은 월간 이용자가 13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국민 메신저’다. 그만큼 셴위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고, 거래 당사자 간 소통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셴위가 중고차·렌터카·주택 임대 등 생활 밀착형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의 웨이신에 대한 충성도를 활용해 시장 정착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시장 규모 4조위안 전망…알리바바 위기 돌파구 마련되나

알리바바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604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620억 위안을 밑돌았다. 순이익은 144억 위안으로 70% 급감했다. 3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수년 동안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보여왔던 것과 대조된다. 위기 돌파를 위해 알리바바는 지난해 3월 그룹을 6개 사업 부문으로 쪼개 분사한다고 발표했지만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 속에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을 분사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가 거세지며 사실상 중단됐다.

여기에 저가 전략을 내세운 핀둬둬(拼多多·PDD)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라는 명성에도 상처가 났다. 지난해 11월 미국 증시에서 핀둬둬 시가총액이 알리바바를 따라잡았고, 알리바바는 중가이구(中概股·해외 증시 상장 중국 주식)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핀둬둬에 잠시 내줘야 했다. 알리바바가 셴위 등의 전략 사업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더우인(抖音), 콰이서우(快手) 등 경쟁자가 많긴 하지만 중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중국 칭화(清華)대 에너지 환경 경제 연구소가 발표한 ‘2021 중국 중고 거래 탄소 감축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3조 위안을 돌파할 전망이다. 중국 제몐(界面)신문은 “현재 알리바바에 있어 셴위의 역할은 중고 거래 플랫폼 그 이상”이라며 “날카로운 칼날로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탐색하고 개척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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