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건설업계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가운데 ‘태영건설 다음’으로 지목돼온 신세계건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로 매각함으로써 자본 확충과 추가 자금 확보, 부채 감소를 꾀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모회사인 이마트 실적에도 기여할 것으로 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건설과 조선호텔앤리조트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부문 일체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건설이 매각한 레저사업부문은 △경기 여주시 자유CC(18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조경사업 등이다.
양도가액은 1819억6200만원이다. 레저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신세계건설 전체 사업부문의 4.36%에 불과하지만 자산액 비중은 43.01%에 달했다. 양사는 다음달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양수도를 승인하고, 4월 29일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양수도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건설은 약 1800억원의 매각대금 확보와 약 300억원의 자본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또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던 약 2700억원 규모의 골프장 회원 입회금이 소멸돼 부채비율도 개선될 전망이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이 지난달 25일 마무리돼 659억원의 자본 확충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953%에서 400%대로 낮아진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업조정을 통해 신세계건설이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필요시 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추가 지원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미분양이 속출한 대구지역 프로젝트를 대손반영해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1878억1000만원으로 잠정 공시했다. 이는 2022년 영업손실(120억4000만원) 대비 1757억원 급증한 수치다.
이에 모회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2022년 영업이익 1357억원을 기록했던 이마트는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을 비롯한 건설업계 부동산 PF 리스크가 대두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2일 보고서에서 신세계건설에 대해 대손반영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구 사업장(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 등)의 규모가 6000억원 이상인 만큼 추가적인 대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한기평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신용보강 PF 우발채무 규모는 1340억원이다. 집계에 미포함된 구 포항역 부지 개발사업 채무인수 1700억원의 차환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부족과 영업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및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선제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만기가 도래하는 PF 이상으로 유동성을 갖추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좀 더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높은 대출이자가 나가고, PF 문제로 자금경색이 빚어지는 시장 환경에서 약한 고리부터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라며 “신세계건설은 태영건설만큼 분양사업을 크게 벌리진 않은 만큼 이번 조치가 ‘막힌 돈줄’을 푸는 데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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