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모기업 KT의 인적 쇄신 물결과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당초 교체가 예상됐던 최원석 BC카드 대표가 지난해 연말 연임에 성공했다.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업황이 부진한 데다 지난 3년여 임기 중 글로벌 시장 공략, 데이터 사업 확장 등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냈기에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최원석 BC카드 대표 연임…최장수 CEO 기록
14일 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지난해 12월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최원석 현 대표를 추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21년 3월 말 BC카드 대표에 취임한 최 대표는 2년 임기를 마친 뒤 지난해 3월 임기 9개월을 더 부여받아 지난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재신임됐고 2011년 KT가 BC카드를 인수한 이후 최장수 대표로 남게 됐다.
최 대표의 재신임 과정을 우여곡절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애초 업계에서는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전망한 탓이다.
지난해 모기업 KT의 대표가 구현모 전 대표에서 김영섭 대표로 교체돼 계열사 CEO 교체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BC카드와 같이 KT 금융계열사 중 한 곳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서호성 은행장이 연임에 실패하고 지난해 말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이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게다가 실적 역시 부진을 거듭했다. 카드업계가 모두 어렵다고 하나 전업카드사 가운데 꼴찌라는 성적표는 수장으로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지난해 3분기 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69억원으로 전년 동기(1319억원) 대비 49.3% 감소했다. 연체율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1.33%로 전년 대비 0.39%p(포인트) 악화됐다. 최근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전체 순이익은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럼에도 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이유는 지난 3년여의 임기 동안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회사를 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BC카드는 국가 간 결제네트워크(Network-to-Network, N2N) 기술을 바탕으로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지역 결제네트워크로 카드 결제망을 확대하고 일본과 중국에 QR결제를 보급하기로 하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법인 순이익은 2억87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또 체질개선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결제망 수익을 포함하는 매입업무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C카드의 매입업무수익은 2조3894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에서 79.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입업무수익 비중은 2021년 88.1%, 2022년 81.8% 등으로 최 대표 취임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시즌3 최우선 과제는 ‘실적 개선’
이렇듯 최 대표 연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한 번 더 기회를 부여받은 만큼 그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최우선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앞서 언급했듯 BC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최하위에 처져있다.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글로벌 성과 등 최 대표가 그간 노력해왔던 업적들은 모두 묻힐 수 밖에 없다.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BC카드의 주력 사업은 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라는 점에서 회원사 이탈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2021년 전북은행과 SC제일은행이 회원사에서 이탈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최대 고객인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 구축을 선언했다.
BC카드는 이에 자체 카드상품 육성, 핀테크 제휴 등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BC카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개인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1조4000억원 정도로 경쟁 카드사들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재도전 성공 여부도 최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케이뱅크가 올해 또 다시 상장에 실패할 경우 BC카드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BC카드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케이뱅크의 실적, 재무 상황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전통적으로 임기가 짧게 보장됐던 BC카드에서 최 대표가 장수하고 있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 3년이 기초 체력을 쌓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남은 1년은 실적 개선으로 결과물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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