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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위한 953억달러(127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수정안을 찬성 70표·반대 29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소속 의원 2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결과로 전날 의안에 대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절차 표결'(찬성 66표·반대 33표) 때보다 공화당 의원 5명이 더 찬성표를 던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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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상원, 우크라·이스라엘·대만 등 군사 지원 953억달러 예산 수정안 가결…공화당 상원의원 22명 찬성
이 수정안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601억달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는 이스라엘에 141억달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요르단강 서안지구·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의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91억5000달러, 홍해에서 전 세계 선박에 대한 공격을 펼치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군 작전 지원에 24억달러, 대만에 제공된 무기를 보충하기 위한 미국 산업 기지 투자에 19억달러를 포함해 대(對)중국 동맹국 관계 강화에 약 50억달러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초 총 1180억달러를 요청했지만 연 250만 명에 달하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의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예산에 수십억 달러를 배정하면서 953억달러로 줄었다. 이번 수정안엔 민주당과 공화당 간 견해차가 큰 남부 국경 통제 관련 예산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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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 국가안보 책임 소홀히 하지 않을 것”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수정한 통과 후 낸 성명에서 “상원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책임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가 모든 것을 판단하는데, 오늘 미국의 리더십과 힘의 가치에 대해 역사는 상원이 못 본 체하지 않았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입장은 미국의 힘과 민주주의 원칙을 전 세계에 투입하려는 공화당의 전통적인 매파 입장과 신념을 반영한 것으로 이 수정안을 거부한 공화당 하원의원 다수파와 다른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수정안에 찬성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권위주의 정권의 위협에 맞서 서구식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이 법안의 통과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 친트럼프 존슨 하원의장, 수정안 반대…하원 통과 진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전날 이미 수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혀 하원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운동 유세 과정에서 이 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고, 특히 11일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대문자로 “대출이 아닌 한 어떤 나라에도 공짜나 다름없는 해외 원조 형태의 돈을 제공해선 안 된다”며 “대가를 기대하지 않거나 ‘조건’을 부치지 않은 채로 더 이상 돈을 줘서는 안 된다”고 썼다.
하지만 트럼프의 압력은 이 원조 법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연합을 약화시키는 데는 별다른 영
향을 미치지 못했고, 실제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이 찬성 블록을 더 커졌다고 NYT는 평가했다.
◇ NYT “하원, 민주당 의원과 안보 중시 공화당 주류 협력시, ‘심사 배제 청원’ 통해 법안 표결 가능”
NYT는 존슨 의장과 공화당 우파 의원들이 표결조차 반대하고 있어 수정안의 하원 통과가 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민주당과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공화당 주류 의원들이 협력하면 ‘심사 배제 청원(discharge petition)’을 통해 법안을 표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적 하원의원 과반인 208명의 서명을 모아 공화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위위원회의 심사 없이 본회의에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6일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통제 실패의 책임을 들어 발의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안이 공화당 의원 3명이 반대하면서 찬성 214명·반대 216명으로 부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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