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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받아 인구 늘리자”…대안으로 떠오른 이민정책 [인구위기 대응④]

데일리안 조회수  

2070년, 생산가능인구 46.1%로 감소

‘출입국·이민관리청’ 법 개정안 발의

전문인력·농어가 근로자 확보 방안

서유럽·미국 이민정책 선례 검토해야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이민정책을 대안 카드로 꺼냈다. 지난 2일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무부 외청으로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을 설립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앞서 이민정책을 추진했던 해외 국가들의 상황을 검토, 신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이민정책을 대안 카드로 꺼냈다. 지난 2일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무부 외청으로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을 설립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앞서 이민정책을 추진했던 해외 국가들의 상황을 검토, 신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

생산가능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자 인구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이민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만 15~64세의 인구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2년에 0.78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0.68명으로 예상되면서 총인구수는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생산연령인구(15세~64세) 비중은 2022년 71.1%에서 2070년엔 46.1%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듯 인구감소 흐름이 지속되자 정부는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이민정책 카드를 꺼냈다.

정점식 의원 “주요 선진국, 이민정책 전담 조직 설치”
2040년, 이주배경인구 323만명 예상

앞서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라는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4월 범부처 차원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여기에선 외국인 정책을 경제활동인구 확충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또한 지난 2일 법무부 외청으로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을 설립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등 인구 위기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적극적 이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이민정책을 체계·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이민과 관련한 각종 문제에 대해 책임 있게 대처할 전담 조직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요 선진국은 물론 주변국인 일본, 대만 등도 외국 우수 인재와 숙련인력을 확보하고 외국인 유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이민정책 전담 조직을 설치해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내·외국인 인구전망을 통해 2021년 이주배경인구는 213만명이었으나, 2040년에는 323만명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원 양구군 수박 재배 농가에서 일손을 돕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계절근로자들. ⓒ연합
강원 양구군 수박 재배 농가에서 일손을 돕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계절근로자들. ⓒ연합

전체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 중 불과 12%
전문인력, 5년 이상 체류는 ‘절반’
작물재배업 내 미등록 외국인 고용 85%

최근 이민정책은 우수 인재와 전문인력 유치를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전체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2023년 8월 기준) 51만 4445명 중 전문인력 비율은 12.4%(6만 3850명)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과학·기술 우수 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을 시행해 과학기술 우수인재에게 거주, 영주, 국적 취득이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과학기술 우수 인재 외에도 대상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를 보면 전문인력의 경우 5년 이상 체류하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고, 체류를 희망하는 경우 상당수는 현 비자(E1~E7)를 연장하고자 했다. 하지만 거주, 영주 등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취득하려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5년 이상 체류 비율은 비전문취업 36.7%, 방문취업 63.0%, 전문인력 50.8%, 유학생 13.4%, 재외동포 80.6%, 영주 98.3%, 결혼이민 71.6% 등이었다.

전문인력이 체류를 연장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63.5%, 체류자격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7.4%, 영주자격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13.7%,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는 1.0%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문인력은 연봉 등 처우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매력도에 근거해 정착할 기반을 선택할 것”이라며 “정부는 인재 육성 환경과 개방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민정책은 과거부터 농어가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현재는 농촌 현장을 고려한 정책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계절근로자제도는 농어업분야 중 바쁜 시기 인력 수요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다. 2015년 시범 도입해 단기 취업(C-4) 비자로 최대 90일 동안 고용할 수 있게 했다. 2019년에는 계절근로(E-8) 비자를 신설, 최대 5개월 동안 고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계절근로자 체류 기간 상한을 8개월로 늘렸다.

하지만 농어가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고용노동부(고용허가제), 법무부(계절근로자제), 농림축산식품부(공공형 계절근로자), 해양수산부(선원취업) 등 부처마다 기존에 형성해 왔던 제도 특성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이에 현장을 고려한 칸막이 완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작물재배업에서 외국인만 고용하고 있는 경우 중 미등록 외국인만을 고용하고 있는 경우는 85.0%에 달했다. 또 작물재배업의 임시 외국인 근로자 중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제를 통해 고용하는 비중은 10.0%에 그쳤다. 대부분은 지역 내 농작업팀이나 사설인력소개소(51.9%) 등을 통해 고용했다.

또 계절근로자의 이탈률은 2020년까지 5% 미만 대를 유지했으나, 2021년에는 17.1%까지 높아졌다. 그러다 2022년에는 9.6%, 2023년(7월 말 기준)에는 1.0%로 감소했다. 다만 2022년과 2023년에는 운영인원이 크게 증가해, 이탈 인원수 자체만 놓고 보면 각각 1151명, 194명(7월 말 기준)으로 작지 않은 규모다.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계절근로자의 농어가 이탈률을 감소하기 위해 전문기관 지정, 숙련인력비자 마련 등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이행하기 위한 관련 법적근거와 제도를 조속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파리 광장의 난민·이주민 텐트촌. ⓒ연합
프랑스 파리 광장의 난민·이주민 텐트촌. ⓒ연합

미국·프랑스, 불법 난민 문제 심각
예산정책처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국민 지지 필요”

하지만 앞서 적극적으로 이민정책을 시도했던 서유럽 국가와 미국의 현재 상황은 심상치 않다. 무분별한 외국인 수용으로 인해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며, 경제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국경순찰대에 체포된 경우는 24만 9785건이다. 이는 월 단위 역대 최대를 기록한 수치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같은 해 12월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민 문제(13%)가 물가 상승(6%) 보다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대통령이 국경을 닫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해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너무 오랫동안 우리 모두는 국경이 무너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고칠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안은 국경이 (이민자로)압도될 때 대통령으로서 국경을 폐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상 권한을 부여한다”면서 “만약 그 권한이 주어진다면 나는 법안에 서명하는 날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역시 난민 망명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난민·무국적자 보호청(Ofpra·난민청)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 망명 등 국제 보호를 신청한 사람이 14만명을 넘어섰다.

난민청은 지난해 총 14만 2500명(초기 추정치)이 국제 보호를 신청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8.6%가 불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앞으로 이민정책을 기반으로 한 해외 인력 활용은 경제성장 동력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이민정책이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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