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나는 13일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소위 ‘백현동 로비스트’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횡령’ 사건 등에 대한 선고가 잇따른다. 19일 정기인사로 재판부 개편이 예정된 만큼 기존 재판부에 할당된 사건을 최대한 마무리할 예정이다.
13일에는 ‘백현동 로비스트’로 불린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 관련 선고가 나온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개발원부지 약 11만㎡ 개발 사업과 관련한 인허가 청탁•알선 등을 대가로 현금 77억 원과 5억 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백현동 부지를 사들인 정 회장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김 전 대표를 일종의 로비스트로 영입했고, 이를 이용해 해당 부지를 기존 자연•보전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고 높이 50m의 옹벽 설치를 허가받는 등 각종 개발 사업상 특혜를 얻어 1100억 원 상당의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막대한 개발이익이 고스란히 민간업자와 김 전 대표에게 귀속된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손해를 끼쳤다”며 김 전 대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고 66억 원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4일에는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의 횡령 혐의에 관한 선고기일이 진행된다.
검찰은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당시 등기임원이었던 피고인들이 우리사주제도에 따라 공모주 대상에서 제외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게되자, 2019년 1월부터 약 1년간 주주총회나 이사회 보상위원회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여러 차례 회삿돈을 부당하게 받아갔다고 보고있다.
김 전 대표는 7회에 걸쳐 36억 원, 김 부사장은 5회에 걸쳐 11억 원을 받은 혐의다.
한편 이들은 함께 기소된 안중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혐의도 받는다. 검찰 수사가 예상되던 2018년 5월 회사 내부 문건과 노트북 등 수사정보가 될만 한 자료를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하거나 실행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김 전 대표에 징역 5년, 김 부사장에게 징역 4년, 안 전 부사장에게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14일에는 한국은행이 ‘통합별관 신축공사 입찰 지연’과 관련해 조달청을 상대로 제기한 38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선고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018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통합별관 재건축 공사 입찰을 조달청에 위임했는데, 조달청이 입찰가를 589억원이나 더 낮게 쓴 삼성물산을 두고 계룡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은행은 해당 건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법원 판단까지 받게 되면서 한국은행 통합별관 재건축 공사가 3년가량 지연됐고 예상치 못한 임차료를 내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이를 배상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15일에는 삼척시와 1166명의 시민 등이 원자력진흥위원회를 대상으로 제기한 행정소송 2심 선고기일도 열린다.
원자력진흥위원회는 2021년 12월 ‘제2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의결했는데, 이에 따라 삼척시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중간저장 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삼척시와 시민 등이 기본계획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1심 행정법원은 2022년 해당 사건을 각하 판결한 바 있다. 양측 법리를 따져보고 결정을 내리는 기각과 달리 각하는 소송 제기 자체가 적당하지 않다고 보고 소송을 종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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