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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뉴삼성] 삼성 지배구조 재편 탄력…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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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출자 구조

삼성물산 지주사 전환 및 삼성전자 분할 가능성 등 제기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이사회 전문성 및 독립성 강화 전망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삼성의 오랜 과제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다.

금산분리 위배 지적을 받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 문제를 해결하면서 외국 자본 침투 영향을 받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다각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작년 9월 말 기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53%를 보유하고 삼성물산을 통해 다른계열사를 지배하는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구조로 이뤄져있다.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지 않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이 같은 지배 형태는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 지분이 1.63%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한 지배 형태를 벗어나 직접적인 지배력을 강화하는 문제가 삼성그룹의 숙원이었다.

이미 삼성은 10여 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지배구조 문제를 검토해왔다. 그러다 2021년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이 회장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자 재편 작업도 미뤄졌다.

이후 2022년 8·15 특별사면, 이재용 회장 취임,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1심 무죄 등으로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게 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법원이 지난 5일 선고에서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과 이에 따른 경영권 불법 승계에 대해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다만 개편 자체가 워낙 사안이 방대하고 복잡한데다 총수 일가 경영권과도 직결되는 만큼 절묘한 한 수가 필요하다. 준법경영·ESG경영을 강조해온 삼성인만큼 시장 및 이해관계자와의 충분한 소통도 필요해 단기간 내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해 삼성은 2020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관련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 의뢰 이후 4년이 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 내부적으로 보고서를 받아 검토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봉인’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사안의 복잡성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만 하더라도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바이오 등 여러 사업부를 두고 있어 지배구조와 별개로 사업부 정리를 짚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삼성 준감위 역시 지난 2기 활동 당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외부 용역 등을 진행하며 다양한 모델을 연구·검토했으나 명쾌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은 “컨트롤타워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은 3기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해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살펴볼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유안타증권
삼성그룹 지배구조ⓒ유안타증권

물산 지주사? 삼전 분할?…다양한 시각 속 보험업법 개정안 등 리스크 부상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 등은 또 다른 리스크다. 구체적으로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꼽힌다. 해당 개정안은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삼성생명을 정조준한다.

현행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채권·주식을 총 자산의 3%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3%를 따지는 기준을 ‘취득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도록 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상당 부분을 팔아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낮아지게 되는 만큼 지배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개정안에 해당되는 기업이 삼성생명 뿐이어서, 갑론을박이 여전한데다 발의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통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업계는 진단한다. 삼성전자 주주 수가 600만명을 넘긴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강행할 경우, 반발 여지가 높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재계는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물산을 둘로 쪼개 삼성전자 등으로 구성된 사업지주와 삼성생명 등을 거느리는 금융지주로 분할하는 방안이다.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수십 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재계는 판단한다.

다른 방안으로는 삼성전자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거론된다. 2022년 11월 유안타증권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점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사업회사 인적분할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인적분할 후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 10.22%를 인수하고, 삼성물산은 삼성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분할·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필요로 해 투자자 및 헤지펀드와의 잡음 없이 수월하게 완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재용 등 총수 일가 경영참여 방식 변화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경영참여 방식에도 변화를 줄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회장이 4세 승계는 없다고 못박은 만큼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염두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사회 중심 경영 구조를 마련하고, 이사회에서 선출된 최고경영자를 감독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회장 시대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포스트 이재용’을 겨냥한 밑그림은 시간이 더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출자 구조 개편이 이뤄진 뒤에라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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