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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뉴삼성]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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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방향성 제시 등 그룹 내 구심점 역할 기구 탄생 관심

예측 어려워지는 글로벌 환경…’뉴삼성’ 전략 고도화 역할 필요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심 무죄 판결 이후 경제계의 관심은 이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밝힐 ‘뉴삼성’ 로드맵에 쏠려있다. 여기에는 AI(인공지능), 로봇 등 제2 반도체에 버금갈 신성장동력 확보 방안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할 조직 구상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차원에서 미래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가 일부 기능을 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각 사업 영역에서 초일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그룹 내 사령탑 복원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 방향성 제시 등 그룹 내 구심점 역할 기구 탄생 관심

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방향성 등 그룹 내 주요 의사를 결정하고 CEO(최고경영자)와 임직원간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컨트롤타워를 두고 있다.

카카오가 잦은 악재로 위기에 몰리자 그룹 컨트롤타워를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2021년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이름으로 첫 출범한 이 조직은 그룹 통합 관리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022년 CA협의체로 개편해 카카오 컨트롤타워 역할을 본격화했다. 카카오는 CA협의체에 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등 다수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이는 SK가 그룹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SK수펙스)’를 운영하고, 산하에 다양한 위원회를 둬 그룹을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2013년 공식 출범한 SK수펙스는 산하에 ▲전략·글로벌▲환경사업 ▲인재육성 ▲Comm(커뮤니케이션)▲SV(소셜밸류)▲ICT(정보통신기술) ▲Governance(거버넌스) 등 총 7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

컨트롤타워는 기업의 위기 대응 뿐 아니라 국가전략기술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범부처-민간 합동으로도 만들어진다. 원전, 방산 등 대규모 수주전이나 통상 현안, 기술 안보를 위해 중앙과 현장과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할 경우 구성·출범된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이 다시 거론되는 것은 삼성이 당면한 위기 극복 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 발굴, 그룹 전략 및 사업 방향성 조율·지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톱5’ 수준으로 커진 상황에서,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구심점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삼성그룹에 전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밝혀 미래전략실 부활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은 산·학계 공통 의견이기도 하다.

컨트롤타워 이슈는 5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미래전략실 수뇌부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다시금 부상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유리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미래전략실이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주요 주주를 매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전실 소속 경영진들이 모두 ‘사법 족쇄’를 벗게되면서 삼성은 컨트롤타워 재가동에 따른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과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구글,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미래 방향성을 수립할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연합뉴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연합뉴스
예측 어려워지는 글로벌 환경…'뉴삼성' 전략 고도화 역할 필요

글로벌 시장은 과거와 달리 기술 발전 속도와 패러다임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반도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중국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술 안보 담당은 특정 부처만이 아니라 민간 합동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역할이 이 회장에게 달려있다.

신기술 투자, 신사업 발굴을 비롯해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책임을 총수가 담당한다면, 이 같은 의사 결정이 잘 수행되도록 보좌하고 그룹 계열사 및 각 조직들과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과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미전실을 통해 ‘신경영’ 밑그림을 그렸듯, 이재용 회장 역시 ‘뉴삼성’ 전략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책임 경영, 준법 경영을 주장하며 대규모 투자, 인재 채용, 사회 환원 등을 약속한 삼성은 앞으로 경영 계획 수립 추진에 있어 계열사간 협업 정도에 그치지 않는 사업 전체를 아우를 만한 구심점을 검토할 만 하다.

삼성 컨트롤타워는 2017년 이후 약 6년간 부재한 상황이다.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업무추진실, 미래전략실 등으로 간판이 바뀌었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 연결고리로 지목되며 2017년 3월 해체됐다.

이후 계열사간 협력을 위해 삼성전자에 사업지원TF를 만들었지만 역할은 제한적이다. 이 TF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금융과 EPC(설계 조달 시공)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삼성생명과 삼성물산도 TF가 있지만 계열사별 업무 효율화를 넘어 그룹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한 구심점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6년 하만 이후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없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데일리안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데일리안DB
"새 분야 선도 필요하다"…TF 개편? 별도 조직?

이재용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당시 “지난 몇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대내외 위기감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인재 확보’ ‘기술 개발’ ‘창의적 조직’ ‘사회 환원’ 등을 두루 총괄하는 한편 인수합병과 대규모 투자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컨트롤타워 형태는 기존 TF 개편·확대 또는 별도 조직 설립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다. 부활에 초점을 둘 경우, 과거 2017년 당시 미전실 해체 사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권한과 책임을 아우를 만한 명분과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 외에도, 이달부터 3기 체제에 돌입한 삼성 준감위가 컨트롤타워 구축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3기 준감위 첫 회의는 오는 20일 열린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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