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총수의 설 연휴는 이번에도 ‘갓생(GOD+인생, 모범적이고 부지런한 삶)’이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재계 총수들은 설 연휴(9~12일) 기간에도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올해 경영 구상에 집중한다. 미·중 갈등, 공급망 대란 등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설 연휴를 활용해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섰다.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관련 1심에서 무죄 선고 후 첫 공식 행보다. 7년간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수행해온 반쪽 글로벌 경영이 정상화 하는 모양새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 등 중동과 동남아 국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설과 추석 등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지난해 추석은 삼성물산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2016년 설과 추석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현 메타) 창업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주요 사업 현안과 관련한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설 연휴 이후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독일 경제사절단,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을 찾을 예정이다.
최 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힌 만큼 연휴 이후 경영 혁신의 고삐를 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진다. 전동화와 미래 사업 등 주요 현안에 중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과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 내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 공장 전환을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의 완공할 예정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객 가치 혁신 등 그룹 경영전략 수립에 골몰한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예년처럼 가족과 함께 휴식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소에도 구성원에게 바쁘더라도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휴식을 가져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재충전의 시간을 강조해 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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