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정부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가 단체행동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여기에 대형병원 전공의 다수도 파업 투표를 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의료계의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의료게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전날 임시총회를 개최해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구성을 의결했다.
의협은 “해당 비대위는 즉각적이며 실효적인 투쟁을 위해 가장 강력한 형태”라며 “투쟁의 전권을 부여하고 전면적이고 강력하게 대정부 투쟁에 돌입할 것을 촉구하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전 회원의 동참과 대한의사협회 전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애완견에 채운 목줄처럼 이리저리 흔들며 시간을 보내다 의대정원 증원이란 목적 달성을 앞두고 싫증난 개 주인처럼 목줄을 던지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사퇴한 집행부를 대신해 의협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직권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의협은 비대위 구성이 마무리될 시 총파업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3일 총파업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일명 ‘빅 5’인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도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며 대다수의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 보건복지부의 (집단행동 금지) 명령 등 작금의 사태에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해도 너무 지나친 숫자”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오는 12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총파업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강경 대응’ 고수하는 정부
의사들의 파업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정부는 24시간 비상진료체제를 가동하고 각 병원에 전공의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본부장)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행정안전부, 법무부, 국방부, 경찰청 등 4개 관계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여했다.
이들은 우선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범부처 신속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등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일부 전공의들이 업무개시명령을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해 집단사직서 제출을 검토함에 따라 의료법 제59조, 전문의 수련규정 제15조 등에 의거해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다.
법무부는 지난 2020년 의사 집단행동 시에도 “단체 행동의 일환으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적법하게 업무개시명령을 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경우 처벌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음에 따라 집단행동 등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지속 지원하기로 했다.
경찰청도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국민의 의료 이용에 혼란과 불편을 야기하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 개별 병·의원 및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불법행위는 신속하게 수사 착수해 출석요구하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단체·인사에 대해서는 시도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할 예정이다. 출석에 불응할 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속 추적·검거한다.
특히 의사단체 등의 집단행동 유도행위는 의료법 상 업무개시명령위반 교사·방조죄 등을 적용해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수사해 나간다는 것이 경찰청의 설명이다.
지자체는 지역 의료기관 집단휴진 발생에 대비해 진료 현황 보고체계를 구축한다. 집단행동 발생 시에는 현장조사, 업무개시명령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 국민의 의료이용에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밀히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 의료 이용에 혼란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사고수습본부와 17개 지자체에 신속히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지자체별로 비상진료계획을 수립하기로 했으며, 중앙과 지자체가 진료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방부 등 관계부처는 부처 내 소속 병원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진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계부처와 지자체 간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며 “범부처, 중앙과 지방정부가 협력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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