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해 자신을 각인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톱스타는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기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아주경제는 이들이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또 어떤 비하인드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그들이 걸어온 연예계 생활의 발자취를 되돌아봅니다.-by건희-
한국을 대표하는 영원한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 정우성이 데뷔 29년 만에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오랜 시간 연기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낸 그였지만,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이 그해 관객 수가 천만명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 출연이라는 오랜 숙원을 풀었다. 이제 정우성은 생애 첫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아직까지 극장에서 상영되는 ‘서울의 봄’은 1309만 관객을 넘어서며 대한민국 역대 한국 흥행 영화 6위에 올랐다.
정우성은 배우 데뷔 이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아르바이트 시절에도 훤칠한 외모로 수많은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카페 알바 도중 업계 관계자의 눈에 띄면서 훤칠한 키를 바탕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그는, 1997년 영화 ‘비트’를 통해 ‘청소년들의 우상’이 됐다. 소위 ‘빵’ 떴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스타덤에 올랐다.
‘비트’ 속 정우성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정우성은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과 인연이 시작된 ‘비트’에서 반항아 ‘민’으로 분했다.
오토바이를 타며 양손을 펼치는 장면은 정우성의 대표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정우성의 외모와 연출 기법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는 평이다.
‘비트’에서 덤덤히 “나에겐 꿈이 없었다”라고 독백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정우성은 ‘비트’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에 오르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을 통해 “주변에서 ‘비트’, ‘청춘의 아이콘’을 언급할 때 ‘그것은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영화의 파급력이 엄청 크다’고 느꼈다. 주변에서 ‘형 때문에 담배 배웠어요’. ‘오토바이 샀어요’라는 말이 영광스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당시 ‘느와르’라는 ‘조폭 미화’ 영화를 단 한 편도 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함께 나눠야겠다는 직업 의식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더 큰 성공을 위해 ‘비트’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정우성이었지만, 더 좋은 사회를 고민하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진 멘트였다.
이 대사를 듣고 설레지 않은 여성들이 있을까. 정우성은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손예진과 역대급 멜로를 선보였다.
‘내 머릿 속의 지우개 속’ 지금까지 끊임없이 회자되는 대사는 다음과 같다. 정우성은 손예진에게 소주잔이 넘치도록 술을 따라주고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라고 말한다. 손예진이 “안 마시면?”이라고 되묻자, 정우성은 “볼 일 없는거지?”라고 받아친다.
이를 들은 손예진은 정우성을 유혹하는 듯한 눈빛을 보낸 뒤, 소주잔을 원샷하고, 두 사람은 격렬한 키스를 나눈다.
완벽한 비주얼을 가진 두 청춘 스타의 끈적한 눈빛과 대사는 사뭇 남심과 여심을 모두 홀렸다.
톱스타에게 있어 광고는 그 인기를 대변하는 지표다. 정우성 역시 남다른 인기를 누린 배우였기에 수많은 광고를 찍었다.
그중에서도 아마 대중들은 이 광고를 가장 많이 기억할 듯싶다. 롯데 음료수 ‘2% 부족할 때’는 정우성과 장쯔이라는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모델로 앞세워 여러 편의 광고를 제작했다.
특히 정우성이 장쯔이에게 낙엽을 던지며 “가! 가란 말이야. 너를 만나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라고 외치는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를 남길 정도로 유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우성이 장쯔이를 안고 “왜 우리는 사랑하면 안 되니?”라면서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며 울부짖는 장면도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단순한 몇 십초의 광고 분량이었지만, 정우성의 표현력이 더해진 해당 광고는 그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한 장면이 됐다.
이외에도 정우성은 배우 전지현과 함께 ‘2% 부족할 때’ 광고를 찍으며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라는 또 다른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2%부족할 때’가 국민 음료수 중 하나로 등극할 수 있었던 건, CF 속 정우성의 표현력이 한 몫 했다.
스스로 “잘생겼다”는 말을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또 이 발언을 하고도 비난받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정우성이라면 다르다.
정우성은 지난 2014년 방송된 KBS 2TV 연예 정보 프로그램 ‘연예가중계에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 인터뷰를 위해 출연했다. 이날 배우 곽도원의 “잘생겼다는 말이 안지겹냐”는 질문에 “안 지겨워, 늘 새로워. 짜릿해”라는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연기 잘한다는 말이 잘생겼다는 말보다 더 좋냐”는 질문에도 “잘생긴 게 최고다. 연기 까짓것 대충 하면 된다”는 말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른 사람들이 이 발언을 하면 비난받을만한 일이었으나, 모두가 인정하는 ‘꽃미남’ 정우성이기에 이야기가 달랐다.
또한 정우성은 ‘멜론 뮤직 어워드 2017 MAMA’에서도 팬들의 환호가 거세지자 “잘생긴 거 알아요. 조용”이라면서 센스 있게 제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우성은 자신의 외모의 잘생김 정도를 당당히 과시하는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외모와 몸매를 꾸준히 관리하며, 여전히 50대 ‘꽃미남’으로 남아있다.
‘서울의 봄’ 속 정우성은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발생한 군사 반란 당시, 반란군을 진압하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은 정우성은, 중저음 목소리를 무기로 강렬한 샤우팅을 날리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반란군들을 향해 “대화는 사람끼리 하는 거야”라거나 전두광(황정민 분)을 향해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라는 대사는 관객들에게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정우성이 맡은 이태신은 자기 소속 부하가 반란에 동참한 사실을 알자 사살하라고 명령한다. 명령을 들은 부하가 깜짝 놀라 되묻자 이태신은 “그래 인마 사살”이라고 소리치며 명령한다. 또한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야 이XX들아. 너희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지금 탱크 몰고 가서, XXX을 다 뭉개줄 테니”라는 말에서는 마치 섬뜩함을 느끼게 했다.
‘서울의 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탈모 스타일로 파격적인 분장을 한 황정민이 더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와 함께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는 정우성이 없었다면, 신드롬급 흥행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잘생긴 얼굴만으로도 빠르게 스타가 된 그였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끊임없이 작품 선택을 고민하고, 스스로 연기력을 갈고닦으며 자신만의 연기를 펼쳐내고 있다.
꿈이 없던 ‘민’ 캐릭터로 ‘청소년들의 로망’에 오르고, 우월한 외모로 여심을 사로잡은 그는 이제 연기만으로도 기대감을 주는 배우가 됐다. 더 이상 ‘얼굴만 잘생긴 배우’가 아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정우성이다. 앞으로도 정우성이 지조있는 ‘이태신’처럼 자신만의 연기 인생을 묵묵히 걸어 가기를 기대해본다.
◇정우성 필모그래피
△데뷔-1994년 영화 ‘구미호’
△주요 출연작
1997년 영화 ‘비트’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
2001년 영화 ‘무사’
2003년 영화 ‘똥개’
2004년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2008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11년 JTBC 드라마 ‘빠담빠담’
2013년 영화 ‘감시자들’
2014년 영화 ‘신의 한 수’
2014년 영화 ‘마담 뺑덕’
2016년 영화 ‘아수라’
2017년 영화 ‘더킹’
2017년 영화 ‘강철비’
2019년 영화 ‘증인’
2020년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2020년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
2022년 영화 ‘헌트’
2023년 영화 ‘서울의 봄’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