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은 아이폰 15 프로 라인에 티타늄을 처음 적용했다. 기존 스테인리스보다 비싸지만, 가볍고 내구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S24 울트라에 티타늄 소재를 처음 적용했다. 애플처럼 최상급 모델에만 티타늄을 사용한 것. 알루미늄을 사용해 유광으로 빛났던 전작과 달리 무광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다 같은 티타늄이 아니다
(출처: Luciteria)
원소기호 Ti에 해당하는 티타늄은 지구상에서 9번째로 많은 원소다. 강철보다 가볍지만, 알루미늄보다 단단하다는 특징이 있다.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로 티타늄을 구하거나 가공하기 어려워 ‘구할 수 없는 물질(Unobtainium)’으로 불렸다.
상용 티타늄은 불순물 함량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질소, 탄소, 수소, 산소, 철 함량에 따라 1에서 4등급으로 분류한다. 등급이 낮을수록 불순물이 적다.
등급의 숫자가 티타늄 품질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등급별로 특성이 달라 각각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등급은 말 그대로 종류를 분류하는 기준이 될 뿐이다.
(출처: LX인터네셔널)
5등급부터는 티타늄 합금으로 분류한다. 대표적인 티타늄 합금으로는 5등급(6AL-4V), 7등급(Ti-0.15Pd), 12등급(Ti0.3Mo0.8Ni), 23등급(6AL-4V Eli) 등이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의 티타늄은 등급이 다르다. 아이폰은 5등급 티타늄, 갤럭시는 2등급 티타늄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5등급이 2등급보다 강도가 높고 가격이 비싸다. 애플은 원가 약 10~15달러, 삼성전자는 약 3~5달러 사이의 티타늄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용광로에 넣어보니
(출처: JerryRigEverything 유튜브 채널)
IT 유튜버 제리릭에브리씽(JerryRigEverything)은 2월 5일(현지시간) 갤럭시 S24 울트라를 달궈진 용광로에 넣어보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버는 먼저 스마트폰 주요 부품을 제거했다. 카메라, 디스플레이, 칩셋 등을 제거하니 티타늄 프레임과 내부 패널만 남았다. 내부 패널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으로 이뤄져 있다.
(출처: JerryRigEverything 유튜브 채널)
이를 화씨 2,000도(섭씨 약 1,093도)가 넘는 용광로에 넣자 곧바로 불이 붙었다. 약 30초가 지나자, 티타늄 프레임은 내부 패널과 분리됐다. 이후 플라스틱은 모두 불에 타 사라졌으며, 알루미늄은 녹아 액체로 변했다.
그러나 티타늄 프레임은 녹지 않았다. 살짝 그을린 자국은 남았지만, 형태가 변형되지 않아 그대로 수거할 수 있었다.
(출처: JerryRigEverything 유튜브 채널)
아이폰은 어떨까? 유튜버는 지난해 9월에도 아이폰 15 프로 맥스로 같은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티타늄 프레임과 내부 패널을 용광로에 넣었는데, 티타늄 프레임뿐만 아니라 버튼과 USB-C 포트 내부 링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부분에도 티타늄이 쓰인 것이다. 용광로 실험 전에 남긴 스크래치까지 그대로였다.
유튜버 설명에 따르면, 두 실험 모두 티타늄 프레임이 녹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티타늄은 주로 화씨 3,000도(섭씨 약 1,648도)부터 녹기 시작한다고 한다. 알루미늄은 화씨 1,200도(섭씨 약 650도), 플라스틱은 이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쉽게 타버린다. 화씨 2,000도에서 실험을 진행했으니 티타늄 프레임이 그대로 남은 것.
스크래치나 압력 테스트 결과는?
(출처: JerryRigEverything 유튜브 채널)
유튜버는 이전에 갤럭시 S24 울트라 내구성 테스트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약 8분 분량의 영상에는 화면을 칼로 긁거나 구부리는 등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갤럭시 24 울트라는 양쪽으로 힘을 줘 구부리면 약간 휘어졌으나 갈라지거나 부러지지는 않았다. 아이폰 역시 같은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기기 양쪽을 잡고 손으로 구부리는 압력 실험을 진행했다.
(출처: JerryRigEverything 유튜브 채널)
그러나 아이폰은 이 과정에서 후면 유리가 쉽게 깨지는 현상을 보였다. 유튜버는 티타늄 프레임으로 측면 내구성은 높일 수 있었으나, 프레임과 만나는 후면 유리가 전작 대비 깨지기 쉬운 것 같다고 평했다.
스크래치에는 얼마나 강할까? 일반 스마트폰 화면은 모스 경도계로 흠집을 냈을 때 6등급부터 화면 긁힘이 시작된다. 7등급부터는 깊은 흠집이 남는다. 그러나 갤럭시는 6등급에서 흠집이 눈에 띄지 않았다. 현미경으로 봐야만 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보통의 흠집은 8등급부터 나타났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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