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만 봐야 했던 김진수(전북 현대)가 한 말이 주목받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과 맞붙었다.
아시안컵 우승까지 단 두 걸음 남겨둔 상태였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으나, 경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랭킹 87위인 요르단을 상대로 0-2로 패배함으로써 한국은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4강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경기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족한 전술 능력과 교체 타임 등 대회 내내 지적됐으나 ‘좀비 축구'(경기 막판에 점수 내는 것) 별명 아래 가려져 있던 부족함이 드러난 것이다.
후반전이 끝나고 한국의 탈락이 확정되자, 김진수는 벤치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동안 김진수는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3차전 때 교체로 출전했으나 다시 벤치를 지켜 궁금증을 안긴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앞두고 “황희찬과 김진수의 몸상태가 좋아져서 16강전 풀타임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 8강전부터 풀타임이 가능할 전망이었는데 치료가 잘됐다”고 밝혔다.
관계자의 말처럼 황희찬은 교체와 선발로 출전하며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김진수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 궁금증은 요르단과의 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통해 알려졌다.
김진수는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은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다”며 “많은 분께서 오해하신 것 같다. 아프냐고 묻는 연락도 많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몸 상태가 나쁘고 그랬던 것은 아니다. 뛰었으면 좋았겠지만 내가 뛰었다고 경기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이유가 무엇이든 내가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고참으로서 도움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여러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진수는 “선수들이 열심히 했지만 열심히 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기까지 온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늘 많은 분이 보신 것처럼 요르단이 우리보다 잘했다”며 “우승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마무리가 이렇게 돼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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