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지난해 SNS상에서 유명인을 사칭한 불법 광고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최근 유통업계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지난 4일 롯데백화점을 사칭한 페이스북 계정이 페이스북에서 발견됐다. 해당 계정은 롯데백화점 로고와 메일 주소는 물론 고객 상담실 번호까지 그대로 이용해 사칭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칭 계정은 가방을 저렴하게 판다는 문구와 함께 링크가 포함된 게시글을 게재했다. 해당 링크는 유명 캐리어 브랜드 사이트처럼 구성된 허위 사이트였다.
실제 캐리어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제품 사진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홈페이지와 유사하게 사이트를 만들어 결제를 유도했다. 카드 정보를 비롯해 개인 정보까지 순식간에 빼내 갈 수 있는 방식이었다.
롯데백화점 측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본 공식 계정 외에 별도 계정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현재 사칭 계정은 사라진 상태다.
롯데백화점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유명인을 사칭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불법 광고가 SNS에 올라와 문제가 된 바 있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방송인 유재석,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전 대표 등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광고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한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플랫폼은 이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상태다. 실제로 주 전 대표는 본인의 이름을 사칭해 불법 광고하던 페이스북 계정을 신고했지만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기업 메타는 주 전 대표에게 “해당 콘텐츠가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구글, 메타, 카카오 등 국내외 플랫폼 기업에 유력 인사 명의도용 관련 자율 규제 강화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유명인 사칭 광고가 근절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사칭으로 인한 이차적인 피해가 있을 때만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칭 광고 계정은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정·재계 인사들의 본업에 지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이나 회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라며 “법 개선을 비롯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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