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4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안 발표
성능 좋은 전기차 지원 강화로 배터리 기술혁신 유도
전기차 사후관리·충전 여건 개선을 위한 제작사 책임 강화
올해 전기 승용차 국고 보조금이 최대 650만 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680만 원에서 30만 원 줄어든 액수다. 보조금 100% 지급 차량 가격 기준도 57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200만 원 감액됐다. 내년은 5300만 원으로 더 낮아진다.
중·대형 차량은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차등 구간을 500km까지 확대하고, 400km 미만 차량 지원은 대폭 축소한다. 특히 배터리 환경계수를 새롭게 도입해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높은 차량을 우대, 중국산 배터리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차상위 계층의 추가지원금을 10%에서 20%로 올리고, 이 중 청년 생애 최초 구매자는 30%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새롭게 도입된다.
환경부는 6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댑터 중심 초기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 중심의 주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전기차 성능에 대한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다”라며 “전기차 안전·환경성 제고와 충전 불편 해소 등 전기차 이용 편의 개선에 대한 요구도 꾸준히 제기돼 이를 고려한 보조금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조금의 개편 방향은 △성능 좋은 전기차 지원 강화로 배터리 기술혁신 유도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전기차 보급 지원 △전기차 사후관리·충전 여건 개선을 위한 제작사 책임 강화 △경제적 취약계층·청년 및 소상공인 구매지원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전기 승용차는 성능보조금 단가를 5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100만 원 감액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보조금 차등을 강화한다.
특히 중·대형 차량은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차등 구간을 500km까지 확대하고 주행거리 400km 미만 차량 지원은 대폭 축소한다.
충전 속도가 빠른 차량 구매 시 최대 30만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차량정보수집장치(OBDⅡ) 탑재 차량 구매 시 배터리안전보조금 20만 원을 지급한다.
전기 승용차에도 배터리효율계수를 도입해 에너지밀도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높은 차량을 우대해 내연기관 차 수준의 성능향상을 위한 기술혁신을 견인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중국산 배터리를 견제하는 모양새다. 중국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한국 기업이 만드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재활용 가치에 따른 배터리환경성계수를 새롭게 도입해 배터리 1kg당 유가금속 가격 기준으로 5등급화해 차등계수 1.0~0.6을 적용한다.
전기 승용차에 대한 제작사의 사후관리 및 충전 기반 확충 책임을 강화한다.
애초 직영 정비센터를 1개 이상 운영하는 제작사 차량에 대해 사후관리계수 1.0을 적용했으나, 올해는 전 권역에 직영 정비센터를 운영하는 제작사 차량에 대해서만 사후관리계수 1.0을 적용한다.
전기차 충전 시설 확대를 위해서는 제작사 충전 기반 확충 시 지급되는 인센티브 규모는 애초 최근 3년 내 100기 이상 설치 시 20만 원 추가 지원에서 여기에 더해 200기 이상 설치 시 4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특히 보조금이 전액 지원되는 차량 가격 기준을 지난해 5700만 원 미만에서 올해 5500만 원 미만으로 강화한다. 이는 5500만 원 이하 수입산 전기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완성차 기업이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차상위 이하 계층 구매 시 추가지원금을 당초 국비 보조금의 10%에서 20%로 상향하고 이 중 청년 생애 최초 구매자에 대해서는 30%를 추가 지원한다.
영업용 전기 승용차 구매 지원 및 사후관리 기반을 강화한다. 택시용 구매 시 추가 지원금을 당초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확대한다. 주행거리가 긴 영업용 차량도 충분한 사후관리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10년/50만km 이상 사후관리를 보증하는 제작사 차량에 3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전기승합(전기버스)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 500km 이상의 성능을 보유한 차량에 대해 500만 원을 추가 지원하고, 배터리안전보조금 지급 규모를 당초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지급 요건을 강화한다.
전기승합차 역시 배터리 효율계수 차등폭을 기존 1.0~0.7에서 1.0~0.4까지 세분화하고 배터리환경성계수(1.0~0.6)를 새로이 도입한다.
어린이 통학용으로 전기승합차 구매 시 추가 지원은 기존 500만 원에서 국비보조금의 20%로 높일 계획이다.
전기승합차 제작사가 대형 버스 기준 최소 9년/90만km 보증을 위한 이행보증보험 미가입 시 보조금을 80% 삭감한다.
전기화물차는 성능보조금 단가를 1200만 원에서 1100만 원으로 100만 원 감액하고 성능에 따른 차등 폭은 확대해 성능향상 효과는 높인다.
충전 속도가 90kW 미만인 소형 전기화물차에 대해서는 보조금 50만 원을 삭감하는 충전 차등 기준을 도입하는 한편, 전기화물차에도 전기승용차와 동일한 배터리효율계수와 배터리환경성계수 기준을 적용한다.
택배용으로 전기화물차 구매 시 국비 보조금의 10%를 추가 지원하고, 경유화물차 보유자가 전기화물차를 구매하는 경우 기존 경유화물차 폐차 미이행 시 성능보조금 50만 원을 차감한다. 폐차 이행 시에는 50만 원을 추가 지원하되, 노후경유차 폐차로 조기폐차 지원금을 이미 수령한 자에 대해서는 20만 원만 추가 지원한다.
환경부는 보조금 개편안 내용을 담은 ‘2024년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행정예고하고 환경부 누리집(www.me.go.kr),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www.ev.or.kr)에 게재한다.
이와 함께 2월 15일까지 보조금 개편안 내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보조금 산정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취합할 예정이며, 이후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과 차종별 국비보조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선화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이번 보조금 개편안에는 변동하는 시장 여건에 대응한 전기차 보급 촉진뿐만 아니라 고성능 전기차 위주 보급과 기술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를 담았다”라며 “환경적으로도 우수한 전기차를 보급해 전기차 대중화를 통한 대기질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