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이번 4월 총선의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현행대로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통합형 비례정당(준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8년 전 방식이던 병립형으로 회귀할 우려가 있었으나 당내에서조차 ‘천벌 받을 짓’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면서 현행 유지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위성정당을 금지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을 사과하면서 아예 준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아침신문들은 “소수정당에 양보하고 다당제의 취지를 살려야한다”(한겨레 경향신문)는 목소리를 낸 곳과 “꼼수” “기괴한 방식” 등의 비판을 쏟아낸 곳으로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선거제를 한 사람 마음대로 결정했다며 군사정권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대근 전 경향신문 논설주간은 선거제 방식에서 위기를 맞았던 이재명 대표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대처하지 못해 위기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시민들이 이미 이들의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를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불법 승계를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박정제)는 5일 이 회장을 비롯해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다른 피고인 12명과 삼정회계법인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 공소사실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해서도 신문마다 엇갈린 논조를 나타냈다.
또한 법원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사법농단 사건 전·현직 법관들 가운데 세 번째로 유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1부(김현순·조승우·방윤섭)는 5일 임 전 차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재명 준연동형 왜 받아들였나 ‘병립형과 큰 차이 없어, 실리 택한 것’
이재명 대표가 현행유지하기로 한 준연동형 비례제란 어떤 정당이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 보다 적었을 때 그 차이의 50%를 비례대표 의석수만큼 채워주는 방식이다. 정당득표율이 높은 소수정당이 지역구 당선자를 내지 못해도 비례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위성정당을 창당하면 거대 양당이 의석수를 가져가는 것을 막기 힘든 한계가 있다.
이재명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면서 병립형 선거제로 회귀할 것처럼 언급한 이후 결국 다시 연동형으로 결정한 이유는 결국 실리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향신문은 3면 <이재명 “멋지게 이기는 길”…‘범야권 연대’ 실리 택했다>에서 이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병립형 비례제 회귀에 따른 ‘거대 양당의 야합’ 프레임에 대한 부담과 야권 단일화를 통한 수도권 승리 등 실리도 병립형으로 쏠렸던 이 대표의 마음을 준연동형으로 되돌린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특히 “범야권 연대는 이 대표가 준연동형을 선택한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는 소수 정당을 배려했다는 명분과 동시에 수도권 등 접전 지역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실리도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위성정당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야권 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통합비례정당을 표방했다”면서 “그러면서 의석수는 병립형 회귀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고 썼다.
동아일보도 5면 머리기사 <여야, 위성정당 속도…‘의원 꿔주기-선거뒤 합당’ 꼼수 반복될 듯>에서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못한 이유를 두고 여야 모두 네 탓을 한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거대 양당이 철저히 계산기를 두들긴 결과라는 게 정치권 해석”이라고 분석했다. 비례 의석 47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 배분 방식을 적용했던 21대 총선과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47석 전체를 준연동형으로 배분한다. 동아일보는 “이미 여야가 위성정당을 띄우기로 한 상황에서는 의석수 유불리가 ‘병립형 선거제’와 사실상 같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번엔 오히려 4년 전보다 더 빨리 위성정당 창당 작업에 나선 상황을 감안했을 때 거대 양당의 꼼수 위성정당이 가져갈 의석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겨레 경향 “소수정당 양보 다당제 취지 살려야” 동아 “기괴한 선거 또 하겠다니”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이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여야를 떠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다. 한겨레는 사설 <‘준연동형’ 결정 이재명, 소수 정당에 양보해 취지 살려야>에서 “이 대표도 이번 선거제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무척 실망스러웠다”며 “민주당 의원 80여명이 공동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에 제대로 된 입법 노력이 부족했던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비록 제한적이라도 준연동형 취지에 맞추려면 소수 정당에 대한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의석 확보에 연연해 선거연합 대의를 훼손하고 선거 막판까지 여기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이재명 ‘준연동형 비례’ 결정 옳고, 소수정당 길 넓혀야>에서 “여당이 만들려는 ‘국민의미래’와 통합형 비례정당이 또다시 위성정당 대치로 치달을 때도, 민주당은 병립형의 기득권을 던지고 다당제를 강화하겠다는 이날 준연동형제 발표 방향·취지를 끝까지 살려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동아일보는 사설 <이재명 “준연동형 유지”… 결국 4년 전 ‘떴다방 선거’ 되풀이하나>에서 이재명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위성정당 창당 방침에 “꼼수와 편법이 난무할 기괴한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고 한다”며 “4년 전엔 마지못해 따라가는 척이라도 했지만 이젠 대놓고 위성정당 창당도 공식화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여당이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하겠나’라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린 이 대표를 두고 “‘남 탓’ 아래 어떤 야합이나 거래가 횡행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위성정당 창당 발기인대회까지 마친 점을 두고도 동아일보는 “그간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면서도 현행 유지에 대비해 한발 앞서 위성정당 창당에 나선 것”이라며 “이젠 국민이 심판할 때다. 또다시 ‘떴다방 선거’에 당하지 않도록 눈부터 부릅떠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 “군사정권과 뭐가 다른가”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결정한 것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또 한번 큰 오점을 남긴 심각한 사태”라며 “(선거제도를) 한 정당이 마음대로 결정했다. 축구 경기의 규칙을 어느 한 팀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다. 그것도 어느 한 사람이 결정했다. 군사독재와 본질적으로 다른 게 뭔가”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민주당이 낸 후보인데 민주당 소속은 아니다. 대국민 공개 사기극이나 다를 바 없다”며 “조국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써 준 최강욱 전 의원,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혐의로 재판 중인 윤미향 의원,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를 퍼트린 김의겸 의원 등이 모두 민주당의 위성정당 출신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위성정당 공약 파기에 대해서도 조선일보는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도 어겼다”며 “이 대표는 평소 정의로운 말을 하다가도 막상 자기 일로 닥치면 바뀐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4년 전 이 대표가 “상대의 위성정당 꼼수에 대응해 같은 꼼수를 쓴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들어 “이 말은 지금의 자신에게 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여당도 책임 크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 <돌고돌아 꼼수 위성정당…이재명의 악수, 여당도 책임 크다>에서 꼼수 위성정당 사태를 우려하면서도 “위성정당 사태가 4년 만에 반복되기까지 여당의 책임도 작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제3지대 정당의 한 관계자는 “20년 만에 국회 전원위원회까지 열어 다양한 논의를 거쳤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병립형 회귀’ 외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며 “거대 양당의 습관화된 비토크라시(vetocracy)가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범야권 정당과 꼼수 야합 공식화”
이번 선거의 향후 전망을 두고 조선일보는 1면 기사 <민주당, 조국·진보당까지 끌어들일 위성정당 구상>에서 “실제 야권 선거연합은 민주당이 녹색정의당이나 진보당과 비례 순번을 협의하고, 민주당이 특정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식으로 ‘지역구 나눠 먹기’가 진행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며 “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은 과거 선거에서도 이런 식의 ‘선거 연대’를 해왔다”고 썼다.
세계일보도 사설에서 <이리저리 주판알 튕기다 ‘위성정당’ 회귀한 李의 무책임>에서 준 위성정당 창당 의사를 밝힌 이 대표를 두고 “범야권 정당과의 꼼수 야합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참으로 무책임하고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여당 탓을 한 건 적반하장”이라며 “이 대표가 밝힌 통합형 비례정당은 의석을 거래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민일보도 1면 기사 <李대로 된 게임의 룰… 결국 위성정당 꼼수>에서 “이번 선거를 윤석열정권에 맞서 진보개혁진영이 하나로 합치는 야권연대로 치르겠다는 전략”이라며 “거대 양당의 선거용 위성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싹쓸이했던 4년 전 총선의 판박이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경향 칼럼 “윤석열 이재명 발목잡는 건 명품백 선거제 너머의 리더십”
경향신문 논설주간 출신의 이대근 우석대 교수는 26면 <[이대근 칼럼] 명품백, 선거제, 그리고 리더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대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제 대처를 비교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이들에게 실망한 이유가 실수해서가 아니라 실수를 대하는 태도 탓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그들은 문제를 피할 궁리만 했다. 사과와 재발방지책으로 매듭지을 수 있는 일을 역공세와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두 사람은 국면 전환도 못하고, 리더십 훼손도 막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시민들은 명품백, 선거제 문제가 아니라, 두 지도자에게 맡겨진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시선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그걸 모르고 한 사람은 자신이 통제하는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명인지 사과인지 하겠다고 한다”며 “다른 사람은 선거제 내용은 물론 선거제 결정 방법·시기도 정하지 못하고 헤맨 끝에 준연동형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두 사람은 이미 때를 놓쳤다”며 “시민의 시선은 명품백 사과 너머에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명품백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난맥, 실정, 무능의 상징이 되었다”며 “시민은 사과로 국정이 달라질지 궁금해한다. 이 궁금증에 답하지 않는 한 명품백은 잊힐 수 없다. 사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표를 두고도 이 교수는 “선거제 논란은 이재명 리더십을 대표한다”며 “이재명은 자신의 선택을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변화에 관한 신뢰성 있는 약속도 없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국정을 바꿀 의사가 없는 윤석열 사과가 무의미하듯, ‘이재명 민주당’을 환골탈태할 전망이 없는 선거제 발표는 공허하다”며 “두 지도자 발목을 잡는 것은 명품백도 선거제도 아닌, 그 자신의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무죄 파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5일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과 (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합병을 전단(독단)적으로 추진하지 않았고, 삼성물산 합병TF, 경영진과 이사회 등이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보이며, 합병에 사업상 목적이 있었다”며 “경영권 승계가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겨레 경향 “납득되지 않는 판결”
한겨레는 사설 <납득하기 어려운 이재용 ‘불법 승계’ 전부 무죄 판결>에서 “이런 1심 재판부의 판단은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국정농단 사건 판결에 비춰 의문”이라며 당시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각 회사의 경영상 판단이 아니라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현안’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반박했다. ‘두 그룹의 합병은 삼성물산의 성장 정체와 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시도 중 하나였다’고 한 재판부 판단을 두고도 한겨레는 “이번 판결에 따르면 뇌물까지 써가며 진행한 승계 작업에 불법적 요소가 전혀 없었다는 게 된다”며 “모든 게 합법적이었다면 굳이 형사처벌 위험을 무릅쓰며 권력자에게 뇌물을 건넬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경제정의 시비 부른 이재용 삼성 합병 무죄 판결>에서 “재판부의 무죄 판단엔 논쟁이 뒤따른다”며 “두 회사 합병에 이 회장의 승계와 지배력 강화 외에 다른 이유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봐줘도 된다는 얘기인가. 두 회사의 합병 절차·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부당하지 않다는 소리인가”라고 반문했다. 경향신문은 “피고인이 다른 사람이었어도 이렇게 했을지 의문스럽다”며 “법 앞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 한다. 삼성은 정도경영의 시대적 요구와 엄중함을 직시하고, 검찰은 항소해 경제정의를 바로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 “검찰 탓에 피해 본 것은 한국경제”
이에 반해 대부분의 신문들은 한국 경제를 뒷걸음질 치게 한 검찰 책임론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검찰의 과잉 수사가 삼성에 사법 리스크를 안긴 사이 미국 애플, 대만 TSMC 등 외국 경쟁사들은 공격적 투자로 삼성의 시장을 잠식해 갔다”며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차세대 먹거리인 시스템 반도체는 1위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썼다. 이 신문은 “국가 전체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대표 기업 총수를 피의자로 붙잡아둔 과잉 수사로 피해를 본 것은 결국 국가 경제”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 일각의 반기업 풍조, 일부 검사들의 비뚤어진 공명심과 수사 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검찰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당시 수사 라인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 회장은 1심 공판 106회 동안 95회나 출석하는 사이 삼성그룹은 대규모 인수·합병(M&A)도 하지 못한 채 정체를 겪었고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시장 지배력도 약해졌다”고 썼다. 이 신문은 “한국 경제도 동반 뒷걸음쳤다”며 “뚜렷한 증거도 없이 글로벌 기업 최고 경영자를 장기 사법 리스크로 가둬둔 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됐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유죄 “사법부 독립 경종 울려야”
법원은 이른바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1부(부장 김현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임 전 차장에게 5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임 전 처장의 30개 혐의 가운데 10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임 전 차장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을 정지한 서울고등법원 결정의 문제점을 검토하라고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지시한 혐의,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의 법적 책임을 면제할 방법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행정처 심의관 등에게 국회의원 관련 재판에 대해 검토시킨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주요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 한 재판 개입 혐의들은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임종헌 권력남용 단죄, ‘사법부 독립’ 다시 경종 울렸다>에서 “이 사건은 삼권 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가 헌법이 부여한 독립성을 스스로 내팽개쳤다가 한때 그들이 몸담았던 법원에서 단죄를 받은 꼴이 됐다”며 “사법부의 역사에도 치욕적인 일로 기록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사법부 지휘부인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 행정의 ‘3인자’인 임 전 차장의 사법농단 행위를 몰랐을 리 없다”며 “두 사람은 셀 수 없이 많은 사법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이번 판결로 임 전 차장 단죄가 ‘사법부 독립’에 경종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