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오타니 보고 싶은데 그게 아쉽다.”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 노시환(24). 그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최근 KBO가 발표한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에 나설 팀 코리아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변이 없는 한 최종엔트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문동주와 황준서 등 팀 코리아 예비엔트리에 들어간 투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나마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를 상대하는 상상을 했다. 그러나 노시환은 입맛을 다셨다. 오타니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올해 타자로만 뛰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방한 및 다저스 데뷔전의 고척돔 성사 자체만으로 국내 야구팬들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국내 팬들로선 기왕이면 오타니의 이도류를 고척돔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오타니는 최근 서울개막전에 무조건 나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물론 타자로만.
즉, 타자 노시환으로선, 오타니를 직접적으로 상대할 일이 없다. 물론 오타니의 타구를 걷어내 아웃카운트를 올릴 기회는 잡을 수 있겠지만, 노시환은 투수 오타니와의 맞대결이 이뤄질 수 없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못 말리는 승부욕이다.
노시환이 많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그가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면, 2년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투수 오타니와 만날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KBO 대표 3루수 계보가 최정(SSG 랜더스)에서 노시환으로 이동하는 분위기이고, 애버리지가 갑자기 떨어지지 않는 한 향후 태극마크를 다는 모습을 자주 볼 전망이다.
다음 WBC는 2026년에 열린다. 메이저리거 오타니가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제대회다. 노시환이 2026년 WBC에 나가고, 한일전이 성사되고, 오타니가 마운드에 오르면 노시환과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많은 관문을 뚫어야 하지만, 충분히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다. 투수 오타니와의 만남을 또 다른 목표로 삼아 승부욕을 불태우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고 노시환에게 다가올 서울시리즈의 설렘이 없는 건 아니다. 노시환은 “솔직히 다저스나 샌디에이고 투수들은 잘 모르겠고, 타자들을 좋아한다. 샌디에이고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다저스 무키 베츠를 좋아한다. 그런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는 것만 해도 좋다”라고 했다.
실제 노시환은 타자 오타니는 물론이고 마차도, 타티스, 베츠의 타격을 3루에서 지켜볼 전망이다. 이들을 보고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도 있고,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노시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서울시리즈다.
그렇다면 노시환이 서울시리즈를 통해 마차도, 타티스, 베츠와 잠시라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슬쩍 웃더니 “소통이 안 되니까 바디랭귀지로 인사 정도 하고 싶다. 그 정도만 해도 좋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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