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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호주 ABC 기자 “한국전, 내가 본 가장 괴로운 경기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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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패에 침울한 호주 언론…”엄청난 기회 놓쳤음을 알게 될 것”
‘호주가 이길 수 있는 4가지 이유’ 보도한 신문, 손흥민 ‘뒷심’ 조명
페널티킥·프리킥 내준 밀러는 ‘-1점’ 받아…아널드 감독은 두둔


손흥민 아시안컵 17경기 출전, 한국 최다 출전 기록 경신

(알와크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손흥민이 공격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손흥민은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팀 경기에 데뷔한 손흥민은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인도와의 경기에서 첫 A매치 골을 기록했다.
그 후 13년 넘게 국가대표 생활을 이어온 손흥민은 2011년 카타르·2015년 호주·2019년 UAE·2024년 다시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해 이날 17번째 아시안컵 경기에 출전해 한국 축구 아시안컵 최다 출전기록을 경신했다. 2024.2.3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극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행을 이룬 한국 팬들은 축제 분위기고,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무너진 호주 언론은 다소 침울하다.

‘역대 대표팀 경기 가운데 가장 괴로운 패배’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대회 기간 문자 해설을 맡은 호주 ABC방송의 서맨사 루이스 기자는 한국과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이 역전패로 끝나자 “축구는 괴로운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내가 기억하는 사커루(호주 대표팀의 별칭) 경기 중 가장 괴로운 경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호주를 2-1로 물리쳤다.

후반 막판까지만 해도 호주가 4강행 티켓을 쥐는 듯했다.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 호주는 전반 42분 크레이그 구드윈의 선제골을 후반 정규시간이 다 지날 때까지 지켰다.

그러나 호주는 후반 추가 시간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손흥민(토트넘)을 저지하려다가 페널티킥을 내줬고, 연장전에서 손흥민에게 프리킥으로 실점해 무너졌다.

호주로서는 날벼락 같은 패배다. 루이스 기자의 해설에도 당혹스러운 결과에 따른 허탈함이 묻어난다.

그는 “호주는 영웅적인 1-0 승리까지 말 그대로 1분가량을 앞두고 있었다. 그 순간 페널티박스에서 당황한 루이스 밀러의 슬라이딩 태클이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했다”고 해설했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얻어내는 손흥민

(알와크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 호주 루이스 밀러의 파울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2024.2.3 superdoo82@yna.co.kr

밀러는 회심의 태클을 시도했으나 공을 빼낸 손흥민의 발놀림이 더 빨랐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를 자청한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매슈 라이언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을 처음으로 열어젖혔다.

클린스만호의 패배가 유력했던 경기 흐름은 바로 이 순간 요동쳤다.

루이스 기자는 “황희찬의 페널티킥은 호주의 항해에서 순풍을 앗아갔다. 연장 전반 에이든 오닐이 황희찬에게 위험한 태클을 해 즉각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또 기세가 꺾였다”며 “거기서부터 팀이 시들해졌고, 또 시들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한국은 승리를 거머쥘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면서도 “호주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이 머리, 가슴 속에 한동안 남을 것”이라고 짚었다.

루이스 기자는 호주 대표팀이 선전했다고 평가하며 격려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이 경기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사커루가 오늘 밤 보여준 경기력이 정말로 자랑스럽다는 점”이라며 “최선을 다했고, 투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유력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아쉬움 가득한 호주 선수단의 발언을 전하며 손흥민의 존재가 승부를 뒤집었다고 해설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는 후반 내내 끈질기게 페널티지역을 지켰다. 부지런하게 손흥민을 묶었다. 한국이 막판 득점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만 뺀다면 (문제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자국과 2015년 아시안컵 결승 후반 추가 시간 득점한 손흥민의 활약을 소개한 이 신문은 9년 후 재대결에서도 손흥민이 ‘뒷심’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손흥민 슛

(알와크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4.2.3 superdoo82@yna.co.kr

그러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연장전에서는 프리킥까지 성공한 손흥민을 놓고 ‘창의적인 지휘자’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한국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높게 평가한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의 발언도 소개했다.

아널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경기하는 유럽의 ‘톱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며 클린스만호가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그들은 바이에른 뮌헨, 토트넘 홋스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뛴다”라고 덧붙였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지난 1일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 승리 등을 근거로 ‘호주가 한국을 꺾을 수 있는 4가지 이유’를 보도한 매체다.

이 신문이 제시한 근거에는 클린스만 감독과 아널드 감독의 전술적 역량 차이도 포함됐으나 예상한 승리와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유력 언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선수에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평점’을 매겨 이목을 끈다.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을 내주고, 연장 전반에는 프리킥 기회를 헌납해 2실점 모두에 관여한 밀러에게 디오스트레일리안은 10점 만점에 ‘-1점’을 줬다.

아널드 감독은 혹평을 받는 밀러를 감쌌다. 그는 “난 밀러에게 포옹하고 이런 게 바로 인생에서 얻는 교훈이라고 말해줬다. 이런 데서 배워서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개 숙인 루이스 밀러(오른쪽)
[AFP=연합뉴스]

pual07@yna.co.kr

(끝)

#호주#아시안컵#한국#손흥민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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