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인도 증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 아마도 인도 투자를 한번쯤 생각해 보셨을 수도 있을 텐데요. 지난해에만 무려 18%가 넘게 주가가 상승했다고 하니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눈길이 안 갈 수가 없는 나라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한국도 금융투자 업계가 최근 인도 주식 직접 거래시스템을 완비하기는 했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현지 세금 문제에 가로막혀 증권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개인투자자들도 언젠가는 인도 주식을 살 수 있게 될 날이 올 지 선데이 머니카페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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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센섹스지수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1년간 18.74% 올라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인도 증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써 8년 연속으로 올랐다는데요. 센섹스지수는 올해에도 강세를 보여 1월 15일에는 7만 3327.94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중화권 증시 부양책을 내놓기 직전인 같은 달 22일에는 인도 증시 시가총액이 4조 3300억 달러(약 5800조 원)로 늘면서 4조 2900억 달러(약 5700조 원)에 그친 홍콩을 제치고 일시적으로 세계 4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연초부터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인도로 몰린 결과입니다.
인도 증시가 이렇게 급격하게 뜨는 것은 이 나라가 미중 갈등 격화 이후 중국을 대체할 최대 공급망으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는 인구 수마저 중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도 떠올랐고요.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인재가 풍부한 점도 각국이 인도와 미래 산업 부문에서 협력하고 싶어하는 포인트입니다.
실제 인도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64쪽 분량의 월례 경제 리뷰 보고서에서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7%대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예측대로라면 인도는 2021회계연도에 이어 4년 연속 7%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셈인데요. 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고작 1.4%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할 수도 없는 성장성을 갖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인도 재무부는 나아가 앞으로 6~7년 간은 계속 7%대 성장률로 내달려 2030년에는 7%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현재 3조 7000억 달러(약 4945조원) 수준의 경제 규모가 3년 안에 5조 달러(약 6682조5000억원)로 커져서 세계 3대 대국으로 우뚝 설 것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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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유망 국가로 급부상하다 보니 국내 증권·자산운용 업계에서도 빠른 대응에 나섰습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지난해 12월 약 5000억 원을 들여 현지 9위권 증권사 쉐어칸을 전격 인수한 게 그 대표 사례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필두로 15년보다도 더 전부터 인도의 잠재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증권사입니다. NH투자증권(005940)도 1월 16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인도 최대 규모의 독립계 자산운용사 라이트하우스칸톤(LC)과 사모 사채 공동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요.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젊은 직원 4명으로 ‘인디아원정대’를 꾸려 뭄바이와 뱅갈루루를 탐방케 했습니다.
인도에 대한 간접투자에도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 4월 미래에셋운용이 ‘TIGER 인도 니프티50’, 삼성자산운용이 ‘KODEX 인도 니프티50’과 ‘KODEX 인도 니프티50 레버리지(합성)’를 각각 선보이면서 인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5개로 늘렸습니다. 2022년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인도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 니프티 50(합성)’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 니프티50 레버리지(합성)’밖에 없었습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상품들은 올 들어 1월 19일까지 9~20%의 수익률을 거뒀는데요. 이 기간 5개 ETF에 유입된 개인투자자 자금도 420억 원에 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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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인도 시장에 직접 투자할 방법은 없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등록 절차와 최소 투자 금액 규정 등 인도의 각종 외국인 투자 규제 탓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현지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사고팔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관련 서비스를 내놓은 증권사도 당연히 전무하고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제껏 인도 상장 주식을 거래한 실적은 ‘0주’입니다. 국내 투자자는 공모펀드나 ETF 등 간접투자 수단으로만 인도 시장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인포시스, 위프로,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등 미국·유럽 증시에 해외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상장된 인도 종목을 우회적으로 사는 수밖에 없고요.
증권사들도 블루오션을 눈앞에만 두고 가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요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은 회계·세무법인을 기용해 인도 주식 직접 거래 서비스 출시 방안을 본격적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예탁원도 국내 증권사들의 요청으로 지난해 11월 자체적인 인도 주식 결제 시스템을 완비했고요. 이순호 예탁원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외화 증권 예탁 결제 서비스를 인도까지 확대해 해외 직접투자의 저변을 넓혔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증권사들이 인도 직접투자 길을 개척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사이 걸림돌은 또 생겼습니다. 바로 인도 현지의 세제 문제라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인도 측에서는 주식 직접 거래 요건으로 현지 세무 대리인 의무 선임 등 자기 나라에 세금 기여를 더 많이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 행정 처리 속도도 한국보다 한참 느리다 보니 기획재정부가 인도 정부와 조세 문제를 두고 담판을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태이고요. 한국과 인도는 1986년 조세 조약을 통해 이중과세 방지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세무 당국이 과연 측면 지원으로 우리 증권사와 투자자들의 인도 주식시장 진출 물꼬를 터줄 지 계속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 주식 거래 서비스는 현지 세금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비스 출시까지는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재부 측은 이에 대해 “아직 업계의 공식 민원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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