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신인으로 전지훈련 행…이젠 ‘KBO 슈퍼스타’로 미국행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정후(25)와 김혜성(25)은 돌이켜보면 프로야구에 처음 입성한 2017년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2016년 말 나란히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두 선수는 2017년 1월에 출발한 구단 미국 전지훈련에 신인 선수 가운데서는 단둘만 합류했다.
아직 휘문고를 졸업하지도 않았던 학생 신분이었던 이정후는 짧게 자른 머리와 지금보다 왜소한 체구로 공항에 나타났다.
당시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전 코치 이야기에 “아버지는 아버지고, 나는 나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당차게 말하면서도 “시즌을 준비하는 단계라 긴장된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 가고 싶은 팀에 왔다. 해보니 정말 좋다. 후배나 친구가 부러워할 정도”라며 구단에 대한 애정도 마음껏 표출했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지났고, ‘까까머리’ 이정후는 이제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선수가 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계약서에 사인한 금액만 6년 총액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500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출국하기 위해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떠난 이정후는 멋진 파마머리를 하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고, 어서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정후에게 ‘7년 전 신인 시절’ 공항 출국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이정후는 “그때가 더 떨리는 거 같다. 지금은 사실 기대감이 더 크다”고 답했다.
“프로선수로 첫 시작이라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지금은 저만의 꿈을 이루가 가는 거라서 떨리는 건 그때가 더 심했다. 지금은 기대가 크다”며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듯 말했다.
이정후는 이제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 캠프에 합류하면 그곳에서도 신인이다.
하지만 몸값이 곧 팀에서의 위상을 의미하는 메이저리그 무대라 모든 것이 새로웠던 7년 전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거액을 투자한 이정후의 성공적인 적응을 돕기 위해 밥 멜빈 감독과 타격 코치, 전력 분석 팀장까지 3명과 이정후의 원격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이정후는 “감독님이 ‘네 적응을 위해 항상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캠프 가서 준비 잘해서 기대에 보답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정후의 미국행이 외롭지만은 않은 이유는 멀지 않은 곳에 키움 동료들이 있어서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가 전지훈련지로 쓰는 스코츠데일 스타디움과 키움의 전지훈련지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은 차로 불과 10분 거리다.
이정후는 “키움 동료들이 다들 우리 집에 놀러 오기로 했다”며 재회를 손꼽아 기다렸다.
7년 전 함께 공항을 찾았던 입단 동기 김혜성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이정후처럼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무대에 도전할 참이다.
이정후는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거다. 함께 7년 동안 뛰었는데, 혜성이처럼 성실하고 설정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선수는 못 봤다. (MLB라는) 목표를 또 설정했으니까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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