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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속도 살리고 높이는 견제해라’…8강 상대 호주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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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우리의 속도는 살리고 상대의 높이는 견제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각) 오전 12시 30분 카탈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을 소화한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로 조 2위로 토너먼트로 향했다. 16강에서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3백 카드로 전술 변화를 가져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돌아갔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실점 후 4백으로 다시 전술을 바꿨고, 경기력이 살아났다. 사우디의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가운데 종료 직전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에서도 추가골 사냥에 실패한 클린스만호는 승부차기에서 미소지었다. 수문장 조현우가 두 차례나 상대 슈팅을 막아내며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8강 무대를 밟았다.

8강 상대는 호주다.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이번 대회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인도와 함께 속한 B조에서 2승 1무로 토너먼트로 향했고, 16강에서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꺾었다. 이 과정에서 호주는 우즈벡에게 허용한 1골 외 모두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 중이다.

한국과 호주는 각각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25위로 큰 차이가 없다. 역대 전적은 28전 8승 11무 9패로 호주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한국에게 9년 만에 설욕할 기회다. 2015년 대회 당시 조별리그에서 호주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고 토너먼트로 향했다. 그리고 호주와는 결승에서 다시 만났는데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잡아가던 손흥민은 정규 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가는 활약을 펼쳤지만 연장에서 패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야만 했다.

전력상 한국이 우위다.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 등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으며, 김영권, 설영우, 조현우(이상 울산HD), 박진섭, 김태환, 문선민(이상 전북현대) 등 국내 무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호주는 2000년대 팀을 이끌었던 해리 큐얼, 팀 케이윌, 마크 비두카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는 없다. 다수의 선수가 네덜란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독일 하부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그럼에도 팀의 엔진인 잭슨 어바인(장크트 파울리), 장신 수비수 해리 수타(레스터 시티), 빅리그 경험이 있는 골키퍼 매튜 라이언(AZ알크미르)은 경계 대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경기 클린스만호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살려야 한다. 호주에는 발빠른 선수들이 많지 않다. 특히 중앙 수비수 수타와 카이 로울스 모두 큰 신장을 갖고 있는 반면 속도가 약점이다. 손흥민, 황희찬 등 빠른발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뒷공간을 파고들며 공략할 수 있다.

여기에 정확한 킥 능력을 장착한 이강인의 패스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면 확실한 득점 루트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높이는 분명 경계해야 한다. 198㎝의 중앙 수비수 수타와 190㎝의 공격수 쿠시니 ��기가 포진해 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높게 올라올 크로스를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비 조직력이 힘을 발휘해야 하며, 세계적인 공중볼 경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재의 활약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영리한 경기 운영도 중요하다. 경기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은 호주보다 이틀 덜 쉬었다. 호주는 그 사이 선수단이 카타르 시내에서 휴가를 보냈고, 한국과 사우디전을 팀 만찬과 함께 시청하며 단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 승부차기 접전까지 펼치며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신체 조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호주와의 맞대결에서 더더욱 부침을 겪을 수 있다.

여기에 경고자만 10명이 됐다. 지난 경기 이강인과 김영권이 추가로 옐로 카드를 받았다. 이번 대회 8강전까지 경고가 이어진다. 이날 경고자 중 하나의 옐로카드를 더 추가한다면 4강전에 나설 수 없게 된다. 우승을 노리는 가운데 전력 누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처세술도 뒤따라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전날(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휴식일은 대회 일정이 정해져있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할 준비가 됐다. 놋아웃 스테이지에서 더 높은 곳으로 가기위해서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정상적인 것이다. 선수들을 대체로 소속팀에서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다. 괜찮을 것이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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