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피지컬이라는 강력한 신체 조건을 앞세운다면 영리하게 활용하는 법을 보여줘야 할 클린스만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9년 전인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이정협(성남FC)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던 대표팀은 결승에서 다시 만나 1-2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연장전에서 피지컬에 눌리며 결승골을 허용했다.
대표팀은 피로 누적을 안고 호주전에 나선다. 그도 그럴 것이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은 추가 시간만 12분이었고 17분에 끝났다. 연장 전반을 치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체력 소모였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에서는 연장전 120분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치르는 대혈투를 벌였다. 후반 추가시간 10분 중 9분에 골을 넣었으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호주는 비교적 순조롭게 조별리그와 16강을 통과했다. 오히려 경기 사이 긴 여유는 클린스만호가 부러워해야 할 조건이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16강을 조 1위로 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며 2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현실임을 전했다.
호주는 200cm 신장의 중앙 수비수 해리 수타르(레스터시티)를 보유하고 있다. 세트피스에서는 절대 우위다. 190cm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전담 방어는 필연적이다.
물론 신장과 체격이 좋은 장점의 암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도전에서는 워낙 체격 조건의 차이가 있었고 심판이 유연하게 적당한 몸싸움을 이해하고 넘어가 경고 한 장 받지 않았지만, 많이 뛰는 축구의 시리아를 상대로는 아이든 오닐, 셈 시베라가 거친 동작으로 경고를 수집했다. 우즈벡 역시 수타르와 릴리 맥그리가 받았고 인도네시아도 브루노 노라롤리, 게신 존스가 몸싸움 등에서 경고를 얻었다.
높이에 우위가 있고 압박으로 상대를 흔든다고 하더라도 스피드가 굼뜨면 상대를 잡아채는 등 실수를 유발하게 된다. 돌파력이 좋은 클린스만호 공격수, 측면 자원들이라면 경고를 유도할 시도를 해봄직하다.
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감독은 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수가 압박할 것이다. 90분 동안 압박으로 한국의 강점인 스피드와 기술을 막겠다”라며 체력 싸움을 예고했다. 이를 역이용하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파울로 끊다가 경고 또는 퇴장 유도 효과 유발이 가능하다.
9년 전 기억을 되살릴 필요도 있다. 조별리그에서 호주는 나탄 번스가 전반 29분 메튜 스피라노비치가 후반 32분, 팀 케이힐이 추가시간 경고를 받았다. 육체적으로 맞서다가 발생한 결과다.
결승전에서는 경고가 쏟아졌다. 전반 6분 만에 이반 프라니치를 시작으로 41분 제이슨 데이비슨, 후반 14분 스피라노비치, 21분 마일 예디낙, 23분 로비 크루스가 한국의 속도감 있는 공격 전개에 말려 비신사적인 행위를 일삼다가 경고를 마주했다.
부담을 주려면 정확한 볼 전개와 돌파, 집요한 뒷공간 공략을 해줘야 한다. 입때껏 선발이 아닌 후반에 교체로 나섰던 황희찬(울버햄턴)에게 기대감이 큰 이유다. 물론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손흥민이나 이강인도 능숙하게 파울을 유도한다. 중원에서 많이 뛰는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이 압박하는 상대에 근접하다 태클 도전으로 경고를 받는 일만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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