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내리지 않으면서 춥기는 많이 추운 어느 날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스키장으로 1박 2일 겨울여행을 가던 날이었습니다. 옛날 태기산에서 러셀하던 생각이 나서 태기산 언저리로 차를 몰아갔네요. 과거처럼 차량이 오르지 못하도록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기에 도로 한쪽에 차를 세우고 산 그리메를 핸드폰에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봉평 시장에 들러 강원도 막국수 한 그릇을 순삭했지요.
그 내용을 재미없게 나열한 글입니다.
태기산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둔내면 화동리 태기산
봉평재래시장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280-6
1. 태기산 언저리에서 몇 컷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진 않는다.
수년 전인 것만 기억할 뿐.
그 기억의 이끌림에 의해 들른 태기산 언저리.
미세먼지도 매우 나쁨이라던데 그런대로 원경도 잘 보이고 날도 맑다. 다만, 지랄맞은 바람이 코끝에 찡하게 만들 뿐 특별히 곤란한 건 아무것도 없는 그런 날이다.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는 무얼까?
힘은 들어가고 나오는 건 땀이며 헉헉대며 몰아쉬는 숨소리는 덤으로 가열차기만 한 등산.
도대체 그걸 왜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높은 곳에 올라오면 이런 산 그리메가 가슴을 콩콩 울리니 어쩌면 이따위 풍경에 흔들리는 허약한 심장을 가진 탓에 높은 산에 오르고자 하는 것일지도.
생각해 보면 이런 거 본다고 뭐 좋아지는 것도 없다.
돈이 생기는 게 아니라 돈을 써야 하는 거고 더불어 귀중한 시간까지도 사용해야만 하는 게 등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 가겠다고 박박 우겨대니 참으로 별난 일이다. 그리고 이 나라 대한민국엔 그런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도대체 이 그럴까?
숨소리 가둬가며 영상도 찍어봤다.
많은 곳을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태기산 언저리에 위치한 도로에 차를 멈추고 꼼지락거리는 중이다.
태기산은 풍력발전기가 여럿 있는 풍력발전단지.
그래서 관리 도로가 만들어져 있고 그 관리 도로가 통제되지 않았을 때는 차를 타고 정상 부근까지 올라가기도 했었지만 이젠 그런 일을 용납하지 않는가 보다. 하지만 기억에 향기처럼 남아있는 건 차를 타고 올라갔던 때가 아니라 엄청 추운 날 러셀을 하며 등산을 했던 기억이다.
정상 부근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추위와 힘겨움에 쓰러지듯 눈을 다져 대충 텐트를 쳤었다.
핏이고 뭐고 바람만 막을 수 있으면 된다는 일념 하에…
당시엔 얼어 죽는 줄 ~
자료를 찾아보니 2014년 겨울이었다.
2. 봉평시장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스키장 방문은 누가 목 조르는 것 아니기에 여유롭게 가는 것으로 하고 이곳 봉평시장에서 점심으로 강원도 막국수 한 그릇을 먹고 가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비빔국수를 선호하긴 하지만 따뜻한 것으로는 잔치국수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강원도 막국수는 아무래도 비빔이 좋겠다.
봉평전통시장 – 짧게 봉평시장.
이 전통시장은 2,7 장이다. 그러므로 봉평시장의 5일 장은 매달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 장이 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그러하듯 이곳 봉평시장 역시 5일장이 되어야 상인과 손님들이 몰려들지 일반적인 날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장이 서는 날도 아닌 데다 겨울바람 부는 추위가 싸돌아다니니 어데 상인이 나와 다닐 텐가.
장돌뱅이 조형물들만 과거를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뒤로 오늘 강원도 막국수를 먹고자 했던 식당 남촌 막국수가 보인다.
본래의 계획은 이효석문학관에 들렀다가 부근에 널려있는 막국수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었는데 여기 봉평시장에 들른 김에 이곳에서 막국수를 먹기로 한 것.
메밀묵 무침.
원래 이것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동행을 한 선배가 국수만 먹음 배고프다고 곁 주문을 넣으셨다.
허긴 그렇다 강원도 막국수 한 그릇으로 어데 힘이 나겠는가.
황태 비빔 막국수라고 해야 하나?
분명 주문할 때 봤던 메뉴가 며칠이나 지났다고 까먹은 겐지. 이젠 뇌의 모든 기능이 급속도로 저하되고 있는 느낌이다. 새걸로 교체할 수도 없고…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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