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테크 기업 위주로 구조조정 바람이 분 가운데, MZ 세대들이 ‘해고 인증’ 영상을 올리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제가 해고되는 모습을 틱톡에서 시청하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어 NYT는 “미국 테크 기업들이 연달아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일부 직장인들이 자신의 해고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빅테크 기업에서 해고된 마케팅 전문가 폴라셰이드(30)는 “저는 곧 해고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곧 그것을 보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올린 5분짜리 틱톡 영상에 컴퓨터 앞에 앉아 해고당하는 과정을 세세히 담았다. 그가 올린 해고 영상은 게재 후 몇 시간 만에 수십만 조회수를 넘기고 댓글이 수천 개가 달리며 화제가 됐다.
틱톡 등 SNS에 자신의 해고 장면을 올리는 ‘해고 브이로그’가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최근 테크기업 위주로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이런 문화가 퍼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틱톡에 ‘layoffs’(해고)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8만9000여 개의 영상이 검색된다. 해당 해시태그로 올라온 영상 총 조회 수는 총 4억1110만여 회에 이른다. 대부분의 영상은 화상회의 중 담당자에게 해고 통보를 받으며 따지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외에 해고가 임박했음을 알고도 일하는 장면도 나온다.
NYT는 ‘해고 브이로그’의 유행 배경에 ‘MZ세대 문화’라고 언급했다. 실패나 부정적 경험까지도 소소한 일상으로 공유하는 것이 이들 세대의 문화라는 것이다.
이들은 해고 영상 외에도 링크드인, 엑스 등에 ‘공개 구직’ 글도 올리는 등 사적인 부분도 과감히 공개하고 있다. 해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상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신용회복회사에 다니던 조니 보네모트(38)는 마케팅 업무에서 해고 통보를 받자, 눈물을 흘리는 자기 모습을 촬영했다.
조니는 가족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촬영했다가 해고된 회사가 남은 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을 알고는 틱톡에 공개했다. 그의 영상은 14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그를 응원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조니는 영상에서 “폭로 같은 씁쓸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게 나의 경험”이라며 “이는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해고 영상 주인공들은 새 일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로 일한 시몬 밀러는 해고 통보를 받은 날 일하는 모습을 찍어 올린 뒤 30여 개 일자리를 제안받았다고 한다. 기술보안업체 직원이었던 브리트니 피에치도 해고 영상을 올린 뒤 약 1만개의 링크트인 메시지를 받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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