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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서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등 대규모 미군기지가 주요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보급로 분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수송선은 노후화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중국의 대규모 미군기지 공격에 대비해 비축 물자를 분산하고, 역내 물자를 미리 배치하는 등 보급로 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미국 국방부는 2023~2027 회계연도 예산에서 아시아 지역 내 군사 장비 및 연료 사전 배치, 보급로 개선 비용으로 25억달러만 요청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유럽에 미군을 배치하고, 필요시 사용할 수 있는 기지와 비행장에 투자하는 등 사전 준비 태세를 갖추면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5년 동안 국방부가 유럽에 장비를 사전 배치하기 위해 의회에 요청한 116억5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미국 국방부의 연간 예산 약 8420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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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미군의 보급로 전략이 기지에 대한 외부 세력의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지난 수십년 동안,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와 같은 거대 기지 건설로 비용을 절감하는 ‘적기(just in time)’ 공급 방식에서 비축 물자를 분산하고, 지역 내에 미리 배치하는 등 효과를 중시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만약에 대비하는(just in case)’ 방식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비용이 많이 드는 또 다른 문제는 미군 수송선의 노후화로 탱크 같은 무거운 화물을 분쟁 지역으로 운송하는 수송선의 평균 선령이 44년이며 50년이 넘은 선박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보고서에서 “국방부가 예산·정신적 에너지·물적 자산·인력 측면에서 보급에 대한 투자가 체계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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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전·현직 미국 관리 20여명과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잠재적 대만 분쟁에서 태평양에서의 미군 보급로가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라며 미국의 워게임에 따르면 중국은 중무장한 미군 전투기와 싸우거나 군함 함대를 침몰시키지 않고도 제트 연료 공급선이나 급유선을 폭격해 미국 공군 및 해군 전력을 마비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베카 워서 CNAS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4월 미국 의회에서 중국이 대만 상륙작전을 준비하면서 일본 오키나와(沖繩) 해군기지와 도교(東京) 인근 요코다(橫田) 공군기지 등 이 지역 미군 기지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워게임을 시연했는데 미군 보급 허브, 급유선 및 공중 급유기에 대한 공격의 잠재적 타격이 많은 의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여름 실시된 다국적 합동 군사훈련 ‘탈리스만 세이버’ 이후 호주 남동부 반디아나에 약 330대의 차량과 트레일러, 그리고 130개의 컨테이너를 보관한는 것처럼 필리핀·일본, 그리고 태평양 지역의 다른 파트너국과 협력을 확대해 군사 장비 비축을 위한 보다 안전한 곳을 모색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문제 등에 직면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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