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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3·외부 3…포스코 후추위, 결국 기계적 균형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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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3·외부 3…포스코 후추위, 결국 기계적 균형 택했다

내부 3·외부 3…포스코 후추위, 결국 기계적 균형 택했다

재계 5위인 포스코홀딩스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파이널 리스트)’가 31일 6명으로 압축됐다.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최종 후보 명단에는 포스코 출신 인사 3명과 외부 후보 3명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후추위가 이른바 ‘호화 해외 이사회’ 논란으로 경찰 수사까지 시작되며 불거진 공정성 논란을 의식해 내·외부 숫자를 맞춰 기계적인 균형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후추위가 이날 확정한 최종 명단에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포스코맨’ 3명과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총 6명이 이름을 올렸다. 후추위는 “후보자 선정 기준은 미래 도약을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며 “포스코그룹을 둘러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인식하에 우수한 분들을 최종 명단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추위는 이들 후보자를 대상으로 2월 7일과 8일 이틀 동안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3월 2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후보 선임안을 상정한다.

이날 최종 명단에는 당초 유력한 내부 후보로 거론됐던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은 빠졌다. 김 부회장, 정 부회장 모두 최정우 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최정우 라인’이 모두 배제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두고 후추위가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의식해 관련 후보들을 모두 배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인 만큼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게 하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날 초미의 관심사는 최종 후보 5명 가운데 내부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는지, 아니면 외부 후보가 더 많은지 여부였다. 이 숫자를 보면 후추위가 어느 쪽에 더 무게중심을 뒀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기계적 균형’이었다.

실제로 포항 지역 시민단체가 “포스코 경영진과 사외이사가 캐나다·중국 등에서 거액을 들여 호화 이사회를 벌였다”면서 경찰에 이를 고발해 시작된 수사는 40억 원 규모인 포스코의 별장을 사외이사가 이용했는지 여부도 확인하는 내용으로 확대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후보들이 차기 회장 적합성을 판단하는 심사와 수사를 동시에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후추위의 이번 결정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경영진에 대한 사외이사의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사회적인 비난이 다시 비등할 수 있다는 점도 후추위의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관건은 호화 이사회를 견제할 감독 기구를 설치하고 윤리위원회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 이사회의 방만 경영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반면 포스코가 현재 처한 경영 환경을 고려했을 때 전문성이 부족한 외부 출신 경영자는 부적합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외부 인사를 기용할 경우 회사의 본원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룹 전체 매출의 60%가량이 철강에서 나오는 등 여전히 철강업이 사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연결 기준 매출액이 약 77조 원으로 1년 전보다 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 이상 줄어든 3조 5000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국내외 시황 악화에 따라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 실적 또한 저조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을 고려해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개선과 새 먹거리 탐색이 절실한 상황에서 외부 인사 기용은 위험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 경영을 잘할 사람이 회장이 돼야지 (외부인이 기용되면)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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