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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집난 사과도 비싸네”…과일 대신 ‘상품권’ 선물

서울경제 조회수  

'흠집난 사과도 비싸네'…과일 대신 '상품권' 선물
3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일시장에 과일이 진열돼 있다. 박민주 기자

“과일이 왜 이렇게 비싸요?”

3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의 한 과일 가게. 설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가게는 과일을 판매하려는 상인의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그러나 진열된 과일을 둘러보던 손님들은 지갑을 여는 대신 ‘가격이 왜 비싸냐’는 질문만 쏟아냈다.

설 대목이 다가온 가운데 급등한 과일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뿐 아니라 상인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이 크게 감소한 데다, 고물가로 비싼 값에 과일을 구매하려는 의사도 줄어들어 과일 시장의 침체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흠집난 사과도 비싸네'…과일 대신 '상품권' 선물
3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 과일이 진열돼 있다. 박민주 기자

청량리 청과물시장은 1958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도소매시장으로, 전국에서 생산된 과일은 이곳을 거쳐 다시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저렴한 가격에 과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가성비’로 유명한 시장이지만, 이날 이곳의 과일 가격도 크게 오른 모습이었다. 가격이 가장 많이 뛴 과일은 제수용 과일인 사과였다. 이들 과일은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해 냉해와 폭염, 태풍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과의 경우 평균 한 바구니(5개)에 1만 원, 선물용 5㎏ 1박스는 6만 5000원 가량이었다. 청과물시장의 한 상인은 “지난해 사과 10개 가격이 1만 원, 5㎏ 1박스는 5만 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많이 오른 것”면서 “작황이 안 좋아 흠집 난 과일도 많은데 물건이 없어 저 가격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과는 도매 가격부터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30일 기준 사과 10㎏당 도매가는 7만 8520원으로, 전년(3만 3006원) 대비 137.8% 증가했다.

감귤값 역시 27년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가격이 훌쩍 뛴 사과와 배를 대신해 감귤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오를대로 오른 감귤값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는 건 ‘바닥난 공급’이다. 급증한 감귤 수요를 따라잡으려고 정부와 농협 등은 지난해 12월께부터 보관된 감귤 출하 시기를 평년보다 2~3주씩 당겼는데, 그러다보니 노지 감귤 출하가 ‘끝물’에 들어선 1월 말이 되자 더 이상 남는 귤이 없어진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월 말~2월 초엔 노지 감귤 시즌은 종료가 되고 한라봉‧레드향 등 만감류 시장으로 넘어가는데, 1월 말 물량을 당겨 먹는 바람에 현재 시장에 감귤 물량이 부족해졌다”며 “제주 농협에도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도 “노지 감귤은 각 상점들이 가지고 있는 물량 정도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감귤이 많아 ‘감귤국’이란 별칭까지 붙은 제주도에서마저도 감귤이 바닥난 셈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30일) 기준 노지 감귤 가격은 개당 537.9원으로, 불과 일주일 전인 1월 23일보다 17.7%나 급등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9.6%가, 1년 전인 지난해 1월 말과 비교하면 56.7%가 치솟았다.

'흠집난 사과도 비싸네'…과일 대신 '상품권' 선물
3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일시장에 과일을 사기 위해 온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비싼 가격에 과일 구매를 줄이는 손님들도 늘었다.청과물시장에서 과일 도소매를 모두 취급하는 상인 정연수 씨는 “평소 3~4만원대였던 과일을 5~7만원대에 사야 하니 사람들이 명절 선물로 상품권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소매가 잘 돼야 도매도 잘 되는데, 도매상도 손해를 볼까 우려해 과일 구매를 줄이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설 선물 세트는 설이 지나면 세트를 풀어 단품으로 팔아야 한다”면서 “이 경우 시일이 지나 과일 선도가 떨어지니 가격을 낮춰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호 청량리 청과물시장 상인회장은 “지난해보다 과일 가격이 40% 이상 올라 상인들의 고충이 커졌다”면서 “과일은 전국에서 나는 것이 전부이니 가격을 낮출 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흠집난 사과도 비싸네'…과일 대신 '상품권' 선물
3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일시장에 과일을 사기 위해 온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소비자가 비싼 가격으로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분당에 살고 있는 박재성(70) 씨도 “설 선물을 위해 평소 대형마트를 이용해 왔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라면서 “오늘 처음 청량리 시장에 와서 싼 과일을 찾기 위해 몇 군데 가게를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설 연휴 전까지 농산물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사과‧배, 무, 배추, 소고기, 해산물 등 성수품 수급 상황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송 장관은 “사과와 배는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높을 염려가 있다”며 “체감 물가를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역대 최고 수준의 할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국민들이 풍족하고 넉넉한 설을 보낼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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