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2022년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화물 사업 특수가 지나가면서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줄었다. 4분기에는 인건비 등 비용이 늘기도 했다.
대한항공 측은 올해는 여객 수요와 공급이 정상화하면서 실적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 관광 노선과 일본 지선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년째 역대 최대 매출…화물 특수 효과는 마무리
31일 대한항공은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이 14조5751억원으로 전년보다 8.7%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기록한 연간 최대 매출 기록을 한 해 만에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조5869억원으로 전년보다 45% 줄며 반토막 났다. 2022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2조883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해운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화물 사업이 특수를 누린 결과다. 올해는 이런 반사이익이 사라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실제 지난해 화물 매출은 4조297억원으로 전년(7조7244억원)보다 48%가량 줄었다. 반면 여객 매출은 같은 기간 4조3531억원에서 9조139억원으로 107% 늘었다.
여객 사업 비중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성과급이나 외주인력 인건비 등이 크게 늘면서 비용이 증가세가 더욱 컸다.
연간 영업비용을 보면 지난해 연료비는 4조4571억원으로 전년(4조75억원)보다 11.2% 늘었다. 연료비 외에 인건비와 감가상각비,공항·화객비 등은 같은 기간 6조5216억원에서 8조5311억원으로 30.8% 급증했다.
4분기에는 성과급 등 인건비가 늘어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총 영업 비용은 3조 796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98억원가량 늘었다. 이중 인건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6억원 늘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항 관련비와 지상 조업비 등이 운항 증가와 요율 인상에 따라 당초 예상을 웃돌았다”며 “특히 인건비 부분이 임금 인상과 안전장려금 및 경영 성과급, 외주 인건비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약 40%가량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가 전년까지 이어졌던 화물특수 반사이익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한항공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 규모는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해운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여객기 벨리 공급 감소 등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은 바 있다”며 “엔데믹 이후 항공화물 공급 정상화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이는 전년까지 이어진 반사이익의 기저효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영업이익(2864억원)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영업이익률도 10.9%로 타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총 24대 항공기 추가 도입 계획…”실적 호조 기대”
대한항공은 올해 항공수요 회복으로 여객 사업 정상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외 전 노선 수요와 공급이 정상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 공급 확대와 비용 부담 증가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 동계 성수기 관광 수요 회복으로 실적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 관광 노선과 일본 지선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화물 사업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전통적인 항공 화물 수요 반등 시기가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전자상거래 수요 확대와 국제 정세로 인한 공급망 불안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2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 등으로 연말 현금성 자산을 5조5281억원까지 늘린 바 있다. 이는 1년 전(3조7420억원)보다 43%가량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도 5조3228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04%에서 지난해 말 202%로 줄었다.
대한항공의 항공기는 2022년 말 155대에서 지난해 말 159대로 4대 늘었다. 여객기를 기존 132대에서 136대로 늘린 영향이다. 올해는 B787-9와 A321-200NEO 등 총 24대의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만간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승인을 하면 일본과 미국의 승인 절차만 남는다. 올해 합병이 성사하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몸집이 커지는 반면 대한항공의 유럽노선 4개의 운항권은 티웨이항공으로 이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도 본격화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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