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명행, ‘황야’로 감독데뷔 “좋은 선례로 남고 싶어”
“당연히 부담됐지만 동석 형과 동료들이 힘을 많이 실어줘서 그 힘으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지난 1월26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황야'(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빅펀치픽쳐스)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허명행 감독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허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황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감독 데뷔에 마동석의 지지가 컸다는 사실을 밝히며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 감독은 정두홍 무술감독의 뒤를 이어 현재 국내 최고의 무술감독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스무살 때 정두홍 감독의 서울액션스쿨에 입사해 스턴트 배우로 활약하다가 영화 ‘남자의 향기’로 무술감독으로 데뷔했다.
그가 무술감독으로 작업한 영화편수만 100편이 넘는다. ‘아수라’ ‘신세계’ ‘범죄도시’ 시리즈 등 한국영화의 액션 명장면들이 그에게서 탄생했다. 그러다가 커리어의 확장을 위해서 제작사를 설립했으며, 영화감독으로 데뷔까지 하게 됐다.
허 감독은 “후배들과 면담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이 뭐냐’고 물었보면 하나같이 ‘최고의 무술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답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무술감독의 생명력은 길지 않은데, 후배들이 그 이상을 꿈꾸지 않는다는 게 늘 안타까웠다”며 “그래서 선배들인 우리가 그 물꼬를 터줘야 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이 또한 좋은 선례가 되겠다고 생각에 감사한 마음으로 연출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황야’는 대지진 이후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다.
공개 직후 국내에서 화려한 액션에 비해 빈약한 서사로 엇갈리는 평가를 듣고 있는 반면, 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이틀 연속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1위에 차지하며 해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에서의 이 같은 반응을 허 감독도 예상했던 모양이다. 당초 기획할 때에는 캐릭터들의 전사며 인물들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과정이 있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영화에 담기지 못했다.
허 감독은 “서사도 있고 액션도 좋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2시간이 넘어갈 것 같더라”며 “오랜 무술감독 경험상 액션 중심의 영화가 2시간이 넘어가면 피로도가 높아진다. 서사를 줄이는 선택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동석의 액션이 우리한테는 익숙해서 기시감이 느껴진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에서는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영화의 기획의도는 마동석이라는 액션배우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목표에 집중해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알려져 있다시피 허 감독은 올해 개봉하는 ‘범죄도시4’의 연출까지 맡았다. ‘황야’로 마련된 자리인 만큼 ‘범죄도시4’에 대한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1편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다”며 “액션만큼은 네 편 중 제일 볼 만할 거다. 자신 있다”고 귀띔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