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가 주목받는 가운데 증권업종의 주가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부 정책의 효과로 본격적인 저PBR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 제거가 최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해서다.
31일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커버리지 중인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익스포져는 14%다. 채무보증 외 직접대출 등을 포함할 경우 총 익스포져는 30% 내외로 추정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ROE 등)의 시가총액·업종별 비교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이다. 주주친화적 기업에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증권주의 PBR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증권사의 주요 역할이 자금 중개자에서 자금 공급자로 전환되면서다. 자본 활용 비즈니스(Book-biz)의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과 우호적인 영업환경 속 레버리지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저PBR 상태에 머무르는 한계로 작용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자본에 대해 충분한 가치를 부여하기 어려운 이유로 “특히 비시장성 투자목적 자산의 건전성을 일일이 시장 참여자들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을 들며 “그동안 국내외 부동산 시장 성장 가운데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영업 특성상 주주환원 정책 확대는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리스크도 증권사들의 주가 저평가 유도 요인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조정유동성비율은 104%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은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최악의 상황에서 부동산 외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임 연구원은 “저PBR과 주주친화 정책이 주목받는 구간에서 PBR이 낮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의지가 강력한 종목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을 대표적인 관련주로 제시했다. 증권 업종 최선호주로는 메리츠금융지주를 짚었다. 저PBR은 아니지만, 현재 정부 정책과 유사한 선상에서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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