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구선수 정수근(47)이 처한 상황이 심각해지게 됐다. 술에 취해 골프채로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그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가 특수폭행 혐의로 입건된 정수근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정수근은 지난 20일 오전 5시쯤 남양주시 자택에서 술에 취해 골프채로 아내 A 씨의 이마를 1회 친 혐의를 받는다. 찰과상을 입은 A 씨가 ‘남편으로부터 골프채로 폭행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 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수갑을 채워 정수근을 체포해 초동조사를 마무리한 뒤 귀가 조치했다.
술에 취해 있었던 정수근은 골프채를 꺼내 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행 혐의는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수근이 새벽 시간대 집에서 길이 90㎝가 넘는 유틸리티 골프채를 꺼내 들어 아내에게 들이댄 것을 가정폭력으로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남편의 처벌을 원한다는 입장을 바꿔 최근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과정에 골프채가 사용된 점, 피해자 이마에 찰과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정수근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특수폭행이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다중 또는 단체의 위력을 보여 사람을 폭행하는 범죄다. 일반 폭행과 달리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기소해 처벌할 수 있는 죄)가 아닌 까닭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이 이뤄진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시인하지 않았지만, 전체적 정황으로 봐서 특수폭행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정수근은 지난달 21일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인근에 있는 한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남성을 맥주병으로 머리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를 받고 있다. 정수근은 “술에 취해 블랙아웃이 와서 그런 것 같다”라며 혐의를 인정한 뒤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건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정수근은 2021년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도 3개월 만에 다시 동종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2022년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정수근은 1995년 OB 베어스에 입단해 2003년까지 뛰었다. 이후 2004년 롯데 자이언츠로 옮겨 2009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2007년 KBO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유명한 야구선수였다. 은퇴 후 야구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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