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충격이다. 김종국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장정석 전 단장과 함께 검찰 포토라인에 설 예정이다. 1년 전 장 전 단장이 해임됐을 때만 해도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였는데 알고 보니 한통속이었다. 팬들도 야구계도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부장검사 이일규)는 29일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감독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사의뢰 사건 및 해당 사건 수사 중 추가로 확인된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 24일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단 전 단장과 현직 감독이 동시에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되지 않았다. KIA 구단이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은 현직 야구단 감독이 아닌 장 전 단장과 함께 일반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김종국 감독과 장 전 단장은 2022시즌을 앞두고 함께 부임했다. 먼저 장 전 단장이 2021년 11월에 부임했고, 두 달 후인 2022년 1월 김종국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다.
함께 준비한 첫 해에는 5위를 기록하며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기쁨은 짧았다. 1경기 만에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3시즌 준비에 나섰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겼다. 구단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당시 주전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 장정석 전 단장이 FA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박동원이 직접 선수협회에 알리면서 공개됐다. KIA는 장정석 단장을 바로 해고했다.
장정석 후폭풍은 거셌다. 주전 포수의 부재와 함께 줄부상이 겹치면서 6위로 시즌을 마쳤다.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데려오긴 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수는 없었다.
비록 성적은 아쉬웠지만 KIA는 김종국 감독과 계약 마지막 해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오프시즌 전력 향상도 이뤄졌다. 지난해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던 외국인 투수들을 모두 교체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었다. 내부 FA 김선빈과 고종욱도 잡았다. LG에서 방출된 서건창을 영입하면서 내야 뎁스도 두텁게 만들었다.
이러한 KIA 전력 변화는 상대팀으로 하여금 경계심을 생기게 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24시즌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KIA와 KT를 꼽았다. KIA에 대해서는 “전력이 좋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구단은 물론 선수단의 의욕은 한층 높아졌을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이런 희망은 약 2일 만에 배신을 당했다. 김종국 전 감독은 그동안 조사를 받았던 사실을 구단에 말하지 않았다. 제보로 확인한 구단이 27일 면담에서 물어보자 그제서야 실토를 한 것이다.
일단 직무정지 처분만 내려놓고 감독을 믿었지만 구속영장까지 떨어지자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아직 유죄로 확정된 것은 아니나 구단과 선수단을 속인 것에 대해서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욱이 충격을 안고 호주행 비행기에 올라야 하는 선수단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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