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 42년 역사상, 아니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이렇게 퇴장하는 지도자가 있었을까. 역대급, 최악의 오점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가 29일 김종국 감독을 경질했다. 25일 제보를 통해 김종국 감독의 검찰 수사 소식을 들었고, 27일 확인을 거쳐 28일 직무정지 처분을 내린지 하루만이었다. 검찰이 29일 장정석 전 단장과 함께 김종국 감독에게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구단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KBO리그에서 현직 감독이 구속영장을 청구 받은 것은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 김진영 감독이 유일했다. 당시 김진영 전 감독은 심판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그러나 사적인 비위로 구속된 건 이번 김종국 감독 사례가 처음이다.
1973년생의 김종국 감독은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거쳐 1996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에 화려하게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동년배 최강 유격수였다. 해태에 입단한 뒤 이종범의 존재로 2루수로 옮겨 KBO 최고의 수비형 2루수로 명성을 떨쳤다.
화려한 현역 생활에,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멤버였다. 200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끊김 없이 KIA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국가대표팀 코치로도 몇 차례 발탁돼 국가에도 헌신했다.
KIA는 2021시즌을 마치고 오랫동안 코치로 일한 김종국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에 높은 점수를 매겨 감독에 선임했다. 그러나 박동원 뒷돈 사태 및 구단 후원업체 관련 비위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휘봉을 놨다.
KIA 역사상, 타이거즈 역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한순간에 역대 최악의 퇴장을 한 사령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설령 구속이 되더라도 훗날 법원에서 무죄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KIA는 검찰의 구속영장청구 사실 하나만으로 품위손상행위라고 해석했다.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28년 원클럽맨의 최후가 씁쓸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KIA 구단에 한 때 영웅이었지만, 한 순간에 구단 역사에 최악의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훗날 무죄를 입증한다면 극적으로 야구계에 복귀할 수도 있겠지만, 재기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선 KIA는 물론이고 야구계 퇴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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