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올해 농사를 시작기도 전에 감독 공백 사태라는 초유의 돌발 악재에 직면했다.
KIA는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국 감독의 직무를 정지하고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2월 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동계 훈련을 치른다고 28일 발표했다.
KIA 구단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기한을 특정할 수 없는 수사의 특성상 김 감독의 현장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 안팎의 중론이다.
KIA는 지난해에도 장정석 전 단장이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내상을 입었다.
구단 행정의 책임자인 장 전 단장의 비위 의혹이 말끔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책임자인 김 감독마저 금품 수수 의혹으로 자리를 비워 KIA 구단과 야구계는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다.
제보로 김 감독의 비위 의혹을 알게 된 KIA 구단은 수사 상황과는 별도로 내부 조사를 철저히 진행해 사태 수습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성적을 좌우할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벌어진 대형 악재로 동요하는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사태의 진상 파악이 우선이라는 태도에 변화는 없지만, 이미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른 터라 KIA 구단은 현장의 우두머리를 새로 정하는 작업도 신중하게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장 전 단장 해임 후 약 한 달 보름 만인 작년 5월 8일 심재학 현 단장을 새로 선임했다.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바깥에 머물다가 갑작스럽게 현장으로 돌아온 심 단장은 팀 전력 파악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었다.
다만, 전력을 꾸리는 단장의 부재보다 승패의 현장에서 팀을 운용하는 감독의 부재가 팀에 끼칠 악영향이 더 크다.
또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전쟁을 시작하기 전이라 KIA 구단이 심사숙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중 장수 교체보다 3월 23일 본격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새로운 장수를 선임하는 게 팀 안정성 추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 투수의 기량에 물음표가 붙긴 했지만, 올해 KIA의 전력이 대권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2년 연속 느닷없이 직면한 큰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검증된 지도자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기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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