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업무상 이익 수취’ 배임수재로 구속 영장 청구…야구계 30일 영장심사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년 연속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야구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감독이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장 전 단장과 김 감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영장이 발부되면 김 감독은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고(故) 김진영 감독에 이어 역대 현역 감독 두 번째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피하지 못한다. 당시 김진영 감독은 경기 중 심판을 폭행해 구속됐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야구계는 장 전 단장과 김 감독의 구속 여부를 떠나 혐의 자체만으로도 큰 충격에 빠졌다.
검찰은 장 전 단장 사건을 수사하다가 선수 입단과는 무관한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3월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때 계약을 조율하다가 장 전 단장이 뒷돈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이와 관련한 신빙성 높은 제보가 KIA 구단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접수돼 수면 위로 떠오르자 장 전 단장이 먼저 사임했으나 KIA 구단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징계위원회를 열어 2023년 3월 29일 장 전 단장을 해임했다.
박동원의 신고를 받고 그가 제공한 녹취록을 검토한 프로야구선수협회가 KIA 구단에 장 전 단장의 비위 사실을 알린 게 결정타였다.
KBO 사무국은 장 전 단장 해임 약 1주일 후인 4월 6일 검찰에 장 전 단장의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나흘 후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수사부에 사건을 배당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7개월 후인 작년 11월 30일 검찰은 장 전 단장을 압수수색해 박동원 뒷돈 요구 혐의와 다른 혐의도 포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의 비위 혐의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단장과 김 감독에게 각각 적용된 혐의의 연관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KIA 구단은 28일 김 감독의 직무 정지 발표와 함께 관련 조사 내용을 담은 경위서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제출했다.
경위서에 따르면, 김 감독은 27일 구단과의 면담에서 문제 될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사무국은 30일 김 감독의 구속 여부와 이후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규약에 명시된 품위 손상 등 징계 사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IA 구단도 영장 심사 결과와 수사 상황을 본 뒤 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김종국 감독 비위 사태 일지
▲ 2023년 3월 29일 = KIA 구단, 포수 박동원과 계약 조율 과정에서 뒷돈 요구한 장정석 전 단장 해임.
▲ 2023년 4월 6일 = KBO 사무국, 검찰에 장정석 전 단장 수사 의뢰.
▲ 2023년 4월 10일 = 검찰, 장 전 단장 수사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수사부에 배당.
▲ 2023년 11월 30일 = 서울중앙지검, 배임수재 혐의 받는 장 전 단장 압수수색.
▲ 2024년 1월 28일 = KIA 구단, 금품수수 관련 혐의로 검찰 조사 받은 김종국 감독 직무 정지.
▲ 2024년 1월 29일 = 서울중앙지검,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감독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 발표.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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