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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3 AFC아시안컵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3대 3으로 비겼다. 경기 후 클린스만호를 향한 축구 팬들의 비난 여론과 관련해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선수들을 흔들지 말고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직후 취재진 앞에 섰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OM) 자격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영어로 답변을 이어가다 대표팀을 향한 비난 여론과 관련한 질문에만 한국어로 답했다. 이번 대회 들어 손흥민이 미디어 앞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손흥민은 “대회 준비 전에 기자 분들과 얘기하고 싶었다. 선수들을 흔들지 말았으면 좋겠고, 보호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기자 분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 지금에서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팬이 온라인, SNS에서 조금 선 넘는 발언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깝다”면서 “모든 선수는 가족이 있고 친구, 동료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축구선수이기 전에 인간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선수들은 (팬들의 원하는 경기력 수준을) 만족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을 조금만 더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기자 분들께 간곡히, 축구 팬들께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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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요르단과 2대 2 무승부에 그친 지난 2차전 이후 일부 선수들에게 쇄도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격수 조규성이 ‘타깃’이 돼 “예능 나갈 시간에 축구 연습이나 하라”는 등의 뭇매를 맞았다. 조규성은 이날 “(일부 비난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감독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셨고, 저는 골을 넣지 못하고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결과에 대해 “말레이시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실망스럽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16강에 올라갔다는 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조별리그에서 6실점을 한 데 대해서는 “실점이 많다는 게 이상적이지는 않다. 우승하려면 강팀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비겼다. 일본은 이라크에 패했다. 말레이시아는 승점을 딸 만했고, 이라크는 이길만 했다”면서 “아시아 축구가 발전하고 있다. 모두가 한국과 일본을 우승 후보라고 말하지만 결승전에 가기까지 난관을 이겨내야 한다. 일본도, 한국도 열심히 해야 우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의 첫 득점과 두 번째 득점 과정에서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비디오판독(VAR)에 관해서 따지자면 종일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심판 판정을 존중해야 한다.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판정은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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