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박대성 기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인데 16강 대진 질문이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출항 전부터 일본과 대결을 즐기겠다 말했지만 외신은 아니었다.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한일전. 꽤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경기를 하루 앞뒀던 24일. 현지 시간으로 오후 12시 30분에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있었다. 공식 기자회견 두 시간 30분 전, 훈련장에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기에 큰 틀에서 정보는 공유된 상황이었다.
황희찬·김진수 컨디션 등과 말레이시아전을 어떻게 대비했는지 훈련장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훈련장에 올 수 없었던 외신들은 MM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 계획과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상대편 말레이시아와 일부 중동 언론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질문을 했다. 한국 대표팀이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름값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던 탓인지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 중 흥미로웠던 건 “한국이 16강에서 일본·사우디아라비아를 피했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는 질문이었다.
특히 한일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질문을 한 쪽은 중동 언론이었다. 하루 전 중동 팀끼리 한 판 승부를 벌였던 이란-아랍에미리트(UAE)전을 방문했을 때, 중동 취재진 중 한 명이 “한일전을 피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꽤 높은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언론이 아니었다. 홈 팀 개최국 카타르 언론이었다. 이란-아랍에미리트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예상 우승 후보 등 스몰토크를 이어가다 “우리가 듣기론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일본을 피하고 싶단 말을 했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에게 굳이 그럴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적당한 호응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들었던 ‘썰’을 하루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으로 또 확인하게 됐다.
중동 쪽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조 1위 16강 진출을 꺼려한다는 분위기로 굳혀진 듯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질문을 듣곤 “전혀 아니다. 아시안컵에 쉬운 팀은 없다”라며 잘라냈다. 이어 “피하고 싶은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현재는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 상대는 중요하지 않다. 말레이시아전을 이기고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팀이라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답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의 진짜 생각까진 알 수 없다. 중동 언론 질문처럼 16강에서 강 팀을 피하고픈 마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 1위 16강 진출 시 만날 일본 경기를 점검하러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 방문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한일전 회피는 그저 ‘썰’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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