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마포구는 시 쓰레기장 아냐”…종량제 봉투값 20배 인상 등 제시
서울시 “객관적 기준 따라 공정하게 상암동 선정” 기존 입장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서울 마포구는 24일 마포구 상암동에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을 새로 짓겠다는 결정을 철회하고 기존 소각장의 처리 성능을 개선할 것을 서울시에 촉구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날 오후 마포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포구는 서울시의 쓰레기장이 아니며 마포구민만의 반복된 희생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심사숙고해 이제라도 소각장 추가 건립 철회라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가 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6년 하루 평균 744t의 (추가) 소각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는 현재 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4개 소각장의 시설 개선을 통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양”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가동률이 80% 정도인 4개 소각장의 시설 개선을 통해 하루 575t의 추가 소각이 가능해져 169t만 남는데 1조2천800억원을 들여 1천t 처리 규모의 소각장을 신설하는 건 심각한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폐기물처리 관련 기피 시설이 한 곳도 없는 자치구가 15개나 되는데 이미 750t 규모 소각장과 열병합 발전소 등 다수의 기피 시설이 있는 마포구가 소각장 추가 설치지역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서울시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서울시는 마포구의 합리적 대안 제시와 마포구민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5개월간 진정성 있는 의견 수렴이나 검증 절차 없이 ‘불통’ 행정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민 등 총 5만7천여 명이 ‘마포구 상암동 소각장 신설 반대’에 서명했다면서 소각장 시설 개선 외에도 자치구별 생활폐기물 반입량 강력 쿼터제, 전 자치구 종량제 봉투 가격 20배 인상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마포구 회견 직후 낸 입장문에서 “(마포구의)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제안은 검토 후 시정에 반영하겠다”면서도 2026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는 “법적 독립기관인 입지선정위원회는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서울시 전역을 대상으로 입지 후보지를 검토하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마포구 상암동을 입지로 선정했다”며 “입지 결정과 건립 절차에 대해서는 지난해 감사원 공익감사 등을 통해 위법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자원회수시설 4곳은 지속적인 보수를 통해서 정상 가동 중”이라며 “향후 가동률 저하에 대비해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시설에 대해선 현대화에 대한 용역을 추진 중이며 비닐·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요일제 등 다양한 재활용 활성화 정책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시는 마포를 비롯해 노원·양천·강남에 있는 소각장 4곳에서 하루 평균 2천200여t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소각하지 못한 1천t의 폐기물은 인천의 수도권매립지로 보냈다.
그런데 2026년부터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시는 2022년 8월 상암동 일대를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선정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ysc@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