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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학살자”…이스라엘 제어 못하자 유세장서 비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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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공동 유세 자리에서 이스라엘을 제어하지 못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시위가 일어났다. 미국은 양측 간 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ABC는 이날 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하마스와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시위대에 의해 계속 방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들은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 학살) 조(Joe)”, “지금 휴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지 못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들의 시위로 인해 바이든의 연설은 14번 중단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3일 현재까지 2만 549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당국은 22일 가자지구에서 군인 24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측의 인명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멈출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위해 잠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러한 가운데 23일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카타르, 이집트 등과 함께 양측의 중재를 위한 셔틀 외교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렛 맥거크 중동 특사가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에 있으며, 인질 석방 보장과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논의를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 23일(현지시각) 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동 유세에서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임신중지권을 전면에 내세우며 20, 30대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읻르은 유세 무대 배경에 ‘RESTORE ROE’라는 문구를 띄워 놓았는데, 이는 24주 이내 임신중지권을 보호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판결을 되살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3년에 이뤄진 당시 판결을 2022년 대법원이 번복한 것을 두고 여성들의 임신중지권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대법원 판결과 이를 옹호한 공화당을 함께 비판했다.

그는 대법원의 2022년 결정으로 인해 “오늘날 미국에서 여성들은 응급실에서 외면당하고,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수 백 마일을 여행해야 하며, 본인 스스로와 미래에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보호하기 위해 법원에 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여성의 존엄성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이 자유(임신중지권)를 빼앗는 데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아이오와 주에서 폭스뉴스 주관으로 가진 타운홀 미팅 (Town hall Meeting, 정치인 등이 지역 주민들과 만나 의견을 듣거나 토론하는 행사)에서 했던 발언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54년 동안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없애려고 노력했고 그것을 해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는데,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는 이후 모금운동 등에서 이를 반복적으로 인용해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를 뒤집기 위해 대법관 3명을 직접 뽑았다”며 “그는 당신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대법관 3명을 뽑았다. 지금의 의료 위기의 설계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22일부터 “생식의 자유를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면서 “모든 주에서 임신중지를 불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있지만 “우리는, 미국인들은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로 대 웨이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이 이슈가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기존 예상을 뒤엎고 상원을 수성하고 하원의회는 근소하게 패하는 성적표를 받았는데, 이 때 임신중지 문제가 투표에 주요한 변수였다.

당시 ABC는 출구조사에서 이번 선거의 최우선 이슈로 유권자의 32%가 인플레이션, 27%가 임신중지 권리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중 18~29세 유권자의 44%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임신중지권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신중지권으로 인해 이 세대들이 이전보다 투표장에 많이 등장하기도 했다. 중간 선거 직전이었던 지난해 11월 11일 미국 터프츠대 시민 학습 및 참여 정보연구센터(CIRCLE)는 18~29세 유권자 가운데 27%가 이번 중간선거에 투표했다며, 이는 31%를 기록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센터는 이들이 민주당을 공화당보다 28% 더 지지하고 있으며 조지아,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경합주의 경우 31%까지 투표율이 올라갔다고 전했다. 임신중지권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적극적인 투표가 경합주에서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7일 오하이오 주에서는 임신중지 권리를 주 헌법에 명시하는 주민투표가 열렸는데, 유권자의 56%가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오하이오 주는 2016년과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곳이다. 이런 지역에서도 임신중지권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다수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 23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 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동 유세를 가졌다. 바이든 측은 무대 배경에 임신중지권을 다시 되살리겠다는 메시지를 띄우며 젊은 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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