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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성생명 ‘유지율’ 낮은 설계사, 신계약 페널티 왜?

비즈워치 조회수  

/그래픽=비즈워치

“FC(영업)본부의 악습 유지 블로킹을 아십니까?”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삼성생명 ‘유지 블로킹’ 제도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이 제도는 보험계약 유지율 평균이 85% 이하인 보험설계사(FC)들의 신계약 등록 마감일을 매월 말일에서 3일 앞당기는 건데요. 예컨대 보통 설계사들의 신계약 등록이 이달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가능하다면 유지 블로킹에 걸린 설계사들은 26일(-3일)로 제한 받는다는 얘깁니다. 쉽게 말해 신계약 등록일을 줄이는 불이익을 주는 거죠. 

문제는 이면에 있는 부작용입니다. 이 제도가 엄격하게 적용되다 보니 일부 설계사들이 상당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는 겁니다. 고객이 보험계약을 깨면 회사로부터 받은 수수료나 시책을 환수당하고 내부 승격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데요. 이에 더해 통상 20일인 영업일 중 3일이나 깎이는 건 과한 처벌 아니냐는 거죠. 정상적인 계약도 패널티 때문에 못 받게 되면, 회사도 설계사도 좋을 게 없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입니다.

삼성생명 한 직원은 “유지 블로킹은 새해엔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이런 악습들이 전속 설계사 GA 이탈 빌미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죠.▷관련기사 : ‘골드바 22.5돈 줍니다’ 보험 GA설계사만 웃는 이유(2022년 10얼14일)·[보푸라기]설계사 줄지만 GA 설계사 늘어난다는데…(2023년 4월22일)

보험계약 유지율은 사실 전 보험사가 안고 있는 해묵은 숙제입니다. 이는 보험사의 고객 관리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13회차 유지율은 보험계약의 완전판매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생보사 평균 13회차 유지율은 80.4%로 손보사(86.8%) 대비 6.4%포인트 낮았습니다. 생보의 경우 10명 중 2명이 1년 내 보험을 깼다는 얘깁니다. 

생명보험사 계약유지율/그래픽=비즈워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생명을 포함한 생보업계 빅3인 한화생명, 교보생명도 제한 일수만 다르지 유지 블로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한화생명은 2021년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단행했음에도 자회사GA 설계사들에게 한화생명 상품에 대해선 엄격한 유지율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해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길 꺼리는 다른 보험사들 역시 “유지율이 나쁜 설계사들에게는 완전판매 및 소비자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공유하는 취지로 비슷한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보험사들도 할 말이 있습니다. 월말에 찍히는 일부 신계약들을 보니 실적이나 유지율이 저조한 설계사가 급조한 가짜계약인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지인이나 가족 명의를 빌려 보험에 가입하면서 자기돈으로 보험료를 내고 이후 계약을 깨는 거죠. 보험판매 수수료가 계약을 성사시킨 바로 다음 달이나, 적어도 그해에 미리 지급되는 걸 악용하는 사례도 드물지만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편법이 업계에선 새로운 일도 아니고 말이죠. 

보험사 입장에서는 양질의 보험계약이 많아야 회사를 건실하게 운영할 수 있죠. 불완전판매 이슈 등 대내외적 리스크도 회사가 책임지는 구조기 때문에 정도 영업에 대한 관리가 필수라는 주장입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있겠지만, 승환계약(기존보험 해지후 새보험 갈아타기) 방지와 고객보호 등 건전한 시장조성을 위한 차원으로 봐달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유지율이 더 중요해져 유지 블로킹이 사라질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졌답니다. 새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보험계약 유지율을 바탕으로 산출되기 때문인데요. 보험계약 중 미래의 이익이 예상되는 부분인 CSM은 회계상 일단 부채로 계상한 뒤, 매년 상각을 통해 수익으로 인식되는데요. 중간에 보험계약이 깨지면 모든 게 ‘말짱 도루묵’이 되니까요.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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