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국가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의 깊게 봐야 할 소식이 떴다.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범죄가 최근 콜롬비아 일부 도시에서 빈번하게 발생, 미국 대사관이 여행 경고를 발령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가디언(The Guardian) 등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주콜롬비아 미국대사관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량 발급된 ‘디지털노마드(워케이션) 비자'(한 국가에서 장기간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특별 체류 허가서)를 활용해 입국한 외국인을 노린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며 “현지 여성을 만나는 데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경고했다.
콜롬비아 2대 도시 안티오키아 주 메데인(메데진)에서 두 달 새 미국인 8명이 사망하고, 납치·강도 사건이 수십 건 발생한 것에 따른 조처다.
대사관이 밝힌 내용을 보면 현지에서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남성 관광객으로, 데이팅 앱을 통해 현지 여성들과 접촉했다가 변을 당했다. 틴더나 범블 같은 온라인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현지 여성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실제 만남을 가졌는데, 강도나 납치 범죄의 표적이 된 것이다.
콜롬비아 경찰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범죄에는 마약 갱단이 연루돼 있다. 갱단은 현지 여성과 만남을 갖는 외국인 남성들에게 접근, 술에 마약을 몰래 탄 뒤 이를 마시게 하는 수법 등을 써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가 정신을 잃으면 이후 인질로 잡아가 협박하거나 은행 ATM 등에서 돈을 빼가는 식이었다.
이들이 주로 외국인 미혼 남성을 범행 대상을 삼은 것은 쉽사리 신고하지 못할 거라는 믿음에서다. 성매매가 합법인 콜롬비아에 이를 목적으로 여행 온 일부 관광객의 경우, 강도 등 피해를 당해도 어딘가에 폭로하지 못할 거라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일로 미국 출신 한 코미디언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보도를 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살던 코미디언 투 게르 시옹은 지난해 12월 메데인을 방문했다가 납치된 뒤, 이후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당시 데이팅 앱을 통해 현지 여성을 만나 데이트를 했고, 몇 시간 뒤 실종됐다.
납치범은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했고, 실제로 약 3000달러가 이들에게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된 투 게르 시옹은 다음 날 절벽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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